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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중의 타이완 리포트] 대만야구의 공일증, 아시아시리즈에선 어떨까

기사입력 2013.11.14 11:33 / 기사수정 2013.11.14 11:33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타이중(대만), 김덕중 기자] 한국, 일본, 대만의 우승팀이 격돌하는 2013 아시아시리즈가 막을 올린다.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이 주관하는 이번 아시아시리즈는 15일 대만 타이중시의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포르티투도 볼로냐(이탈리아), 이다 라이노스(대만)와 라쿠텐 골든이글스(일본)의 대결로 6일간의 열전이 시작된다. 개최국 대만 입장에서 본다면 대회 첫째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다와 라쿠텐의 격돌이다.

물론 흥행성을 고려했겠지만, 대만 야구계를 은근히 압박했던 공일증(恐日症)에 대한 극복 의지가 작용한 결과로도 풀이된다. 대만은 국가대표 격돌에서 일본을 상대로 유난히 약했다. 명실상부한 정예대표팀간 격돌에서 일본을 누른 것은 2001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가 가장 가까운 기억이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이길 수 있는 기회였지만 공일증 극복에 실패했다. 

한국을 탈락시키고 기세등등하게 본선 2라운드에 진출한 대만은 지난 3월 8일 도쿄에서 일본과 격돌했다. '대만의 빛'으로 불렸던 왕첸민이 선발로 나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7회까지 2-0으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구원등판한 궈훙즈가 흔들리면서 실점했고, 10회 연장승부 끝에 일본에 3-4로 분패했다.   

대만 유학생인 김정광씨는 "당시 대만에서 WBC 인기가 대단했다. 마치 한국의 2002년 월드컵 분위기였다고 보면 된다"라고 밝힌 뒤 "대만이 일본을 상대로 중반까지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이긴 했지만 내심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일본을 상대로 역전패했던 경우가 많아 일종의 공일증이 생겼는데 기세 좋던 그때도 여지없이 당했다"라고 설명했다.

'공일증' 극복에 대한 갈망과, 기대되는 파급 효과 때문에 이번 아시아시리즈를 준비하는 대만 야구계의 자세가 남달랐을 지도 모른다. 실제 CPBL은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뿐 아니라 한국의 포스트시즌 소식을 경기마다 실시간으로 상세하게 보도했다. 또 이번 대회 흥행을 위해 다양한 티켓과 관련 상품 등을 준비했고 다채로운 마케팅으로 대만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달라진 대만 야구 분위기도 한 몫 하고 있다. 대만 프로야구는 지난 WBC 때의 선전과 메이저리거 출신 선수들의 대거 복귀, 또 이다 라이노스의 혁신 등으로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던 팀 수도 모처럼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축구의 공한증(恐韓症)이 무색해졌듯 야구의 공일증도 언젠가는 깨지지 말란 법이 없다.

대만 야구를 무턱대고 깎아내리다간 일본 보다 한국이 먼저 타킷이 될 수도 있다. 지난 WBC 본선 2라운드 진출 티켓을 대만에 내주며 고개를 떨궈야 했던 류중일 감독도 다시 찾은 타이중에서 대만 대표로 출전한 두 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챔피언 삼성은 14일 오후 1시 30분 부터 타이중시 인근 도류 야구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

[사진=대만 팬들과 류중일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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