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2 07:01
사회

맥도날드 할머니, 과거 방송 내용…"평범한 집에서는 못 살아"

기사입력 2013.10.10 15:34 / 기사수정 2013.10.10 15:35

정희서 기자


▲ 맥도날드 할머니

[엑스포츠뉴스=대중문화부] '맥도날드 할머니' 권하자 씨(73)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할머니가 과거 출연했던 방송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는 지난 2010년 12월과 2011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맥도날드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했다.

권하자 할머니는 마땅한 거처 없이 10년간 패스트푸드점과 교회, 커피 전문점을 전전하며 생활했고, 하루에 먹는 거라곤 커피 1잔이 전부였다.

당시 방송을 통해 할머니가 알고 보니 서울 유명대학에서 불어를 전공한 엘리트였고, 1976년부터 1991년까지 외무부에 근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권 할머니에게 떡국을 대접하려 했지만, 권 할머니는 "시시한데 가서 먹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다. 제작진은 할머니를 달래 겨우 떡국을 대접할 수 있었다.

권 할머니가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과거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커피도 호텔 커피를 마셔야 하고, 평범한 집에서는 살 수 없어 내 스타일대로 못사니까 이렇게 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할머니의 막내 여동생을 찾았다. 할머니의 여동생은 "언니를 찾고 싶지 않다"며 만남을 거부했다. 여동생은 "어머니가 자신과 형제들을 제치고 권 할머니에게만 매달렸다"며 "마치 어머니는 시녀고 권 할머니은 공주인 것 같았다"고 전했다.

방송 이후 대학 동기와 고교 동창들이 나서 도우려 했지만 권 할머니는 도움의 손길을 거절했다. 20여 년 전 할머니와 함께 일했다는 전 직장 동료들은 할머니가 대학 시절 메이퀸이었고 "고독했지만 늘 우아하고 고상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1940년생인 권 할머니는 지난 7월 12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송파새희망요양센터에서 심폐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10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권 할머니는 5월 29일 오후 서울역에 위치한 노숙인다시서기 지원센터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이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권 할머니는 이미 앓던 암이 복막까지 퍼졌다는 진단을 받아 송파새희망요양병원으로 옮겨졌고 7월 12일 끝내 사망했다.

대중문화주 enter@xportsnews.com

[사진 = 맥도날도 할머니 ⓒ SBS 방송화면]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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