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박지성이 8년 만에 친정 PSV 아인트호벤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3년 풍운의 꿈을 안고 유럽 무대에 데뷔했던 박지성은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기 전까지 PSV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잉글랜드에서 8년을 보낸 박지성이 유럽에서 첫 발을 뗐던 고향으로 돌아왔다.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박지성 측이 "서류 절차 문제로 일주일 정도 지체됐던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전한 후 이틀 후 PSV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이 PSV로 돌아왔다. 환영한다"는 인사와 함께 영입을 발표했다.
애초 PSV 완전이적을 추진했으나 박지성의 높은 연봉 때문에 임대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성은 QPR에서 약 70억 원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PSV가 연봉 상한선을 100만 유로(약 15억 원)로 제한하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주 PSV 메디컬테스트까지 마쳤지만 연봉과 서류 절차 문제로 최종 계약 발표가 연기되어 왔다. 한동안 공식 발표가 없었던 상황에서 박지성 측은 모든 합의가 끝났다고 전하며 PSV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직 PSV의 공식발표와 워크퍼밋(노동허가서) 남아있어 박지성의 복귀전은 2주 뒤인 오는 18일 고 어헤드 이글스와의 에레디비지에 3라운드가 될 전망이다.
PSV도 박지성의 복귀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박지성과 자리가 겹치던 유망주 마르셀 리츠마이어를 타 팀으로 임대 이적을 시켰고 필립 코쿠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박지성은 경험이 풍부하고 우리 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선수다. 맨유와 같은 빅클럽에서도 뛰어본 선수다"며 "재능이 많고 미드필드 어느 자리에서도 뛸 수 있다"고 칭찬했다.
박지성을 포지션에 상관없이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PSV는 평균 연령이 21세에 불과하다.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인 스테인 스하르스도 30대가 아니다. 그만큼 어린 PSV이기에 박지성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임무를 띨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로 평가되는 아약스나 페예노르트 등 강호들과 경기에서 박지성이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PSV부터 맨유, QPR까지 박지성은 강팀들을 상대로 유독 제 실력 이상을 보여왔다. 경험이 쌓이면서 다소 공격적인 능력이 부족해졌지만 그에 따른 상황 판단과 경기 조율 능력이 좋아진 터라 박지성의 노하우가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다.
박지성이 한창 PSV에서 활약할 당시 우승컵을 놓치지 않았던 챔피언의 모습은 더 이상 없다. 라이벌 아약스에 리그 3연패를 허용했고 최근 5년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도전자가 된 PSV에 박지성은 가장 큰 형님이 되어 돌아왔고 21세로 어려진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박지성 ⓒ PSV 홈페이지]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