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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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의 사나이' 엄태용, 한화 안방 새 바람 일으킨다

기사입력 2013.08.01 04:2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나도 놀랐어. 잘하더라고."

한화 이글스 김응룡 감독이 전날(7월 31일) 경기에 앞서 포수 엄태용을 두고 한 말이다. 단지 한 경기 잘한 것뿐인데 칭찬이 이어졌다. 그만큼 김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엄태용이다.

엄태용은 지난달 30일 넥센 히어로즈전에 데뷔 첫 선발로 나서 첫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기록한 것도 모자라 교체 없이 경기 전체를 소화했다. 무엇보다 폭투가 단 하나도 없었고, 3루 도루 저지도 완벽했다. 김 감독도 "우리가 뒤로 공 빠트리는 데 전문인데 (폭투가) 하나도 없었다. 3루로 가던 주자 잡은 건 올해 처음 봤다"며 껄껄 웃었다. 

이튿날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엄태용은 6회까지 선발 김혁민과 호흡을 맞췄다. 홈런 2개를 맞아 2-5로 패했지만 공격적인 리드로 삼진 7개를 솎아내는 등 6회까지 상대 타선을 4점으로 막았다. 블로킹과 인사이드 워크가 특히 안정적이었다. 김 감독이 칭찬한 부분이기도 하다. 떨어지는 포크볼을 결정구로 쓰는 김혁민에게 포수의 안정된 블로킹은 필수. 역시 폭투는 없었다. 원바운드 볼도 곧잘 막아냈다. 공격에서도 첫 타석서 안타를 터트리며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무기력하게 물러나지 않았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엄태용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59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고졸 2년차. 고교 때까지 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프로 입단 이후에도 "어깨가 강하고 힘 하나는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입단 첫해인 지난해에는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달 19일 KIA전을 시작으로 서서히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시작했다.

본인의 노력이 있었다. "살 빼라"는 김 감독의 지시를 이행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방을 연소시키고 근육량을 늘렸다. 김 감독도 "살을 빼더니 많이 좋아졌다"고 반색했다. 이에 엄태용은 "고교 시절에는 3주 만에 28kg을 빼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정훈 현 한화 2군 감독(당시 천안북일고 감독)이 "살 빼기 전에는 야구 안 시킨다"고 엄포를 놓았다는 후문. 매일 1~2끼만 먹고 뛰기만 했단다. 의지의 사나이가 따로 없다.

자신감도 넘친다. 첫 선발 출전한 30일 경기를 두고 "재미있었다. 이브랜드의 슬라이더가 부메랑처럼 들어오더라"고 돌아본 엄태용은 "주자 나가면 누군가 뛰라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엄태용은 강한 어깨를 앞세워 3회말 2루타로 출루한 넥센 이택근의 3루 도루를 저지했다. 김 감독이 "3루 도루 잡은 건 처음인 것 같다"며 감탄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올 시즌 엄태용의 성적은 7경기 9타수 2안타(타율 .222) 2타점. 아직은 알을 깨는 단계다. "방망이는 생각 없이 편하게 돌린다"는 그의 설명. 아직은 공 보고 공 치기다. 하지만 무엇보다 포수진의 수비력이 아쉬운 한화로선 엄태용의 등장이 반갑다. 시즌 내내 주전 포수 낙점에 어려움을 겪은 한화의 안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엄태용은 "시즌 끝까지 1군에 살아남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엄태용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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