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목동, 강산 기자] "엄태용 활약에 나도 놀랐다."
한화 이글스 김응룡 감독은 31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10차전을 앞두고 "엄태용 활약에 놀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날 데뷔 첫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쓴 엄태용은 교체 없이 경기 전체를 소화하며 팀의 10-3 승리를 이끌었다. 1회초에는 2타점 2루타로 프로 첫 안타를 장식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엄태용의 활약에) 나도 놀랐다. 잘하더라"며 "오늘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만족해했다. 이어 "살도 빼고 많이 좋아졌더라. 특히 뒤로 안 빠트렸고, 3루 도루 저지는 올해 처음인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가장 놀라운 대목은 벤치 사인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 김 감독은 "사인은 전부 태용이에게 맡겼다. 1회에 대량 득점을 하면서 편안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엄태용은 북일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9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2년차. 지난해에는 단 한 차례도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올해는 간간이 1군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날 한화가 승리하면 김 감독은 통산 1500승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김 감독은 31일 경기를 치르지 않은 현재 통산 1499승 1192패 66무(승률 .557)를 기록 중이다. 그는 감독 데뷔 후 2번째 경기였던 1983년 4월 5일 광주 삼성전서 첫 승을 거둔 이후 1991년 5월 14일 광주 삼성전서 500승, 1993년 9월 7일 광주 OB전서 700승, 1998년 5월 24일 광주 롯데전서 감독 1000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만약 이날 승리한다면 첫 승 이후 약 30년 만에 1500승에 도달하게 되는 김 감독이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1500승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어떻게 얘기하느냐. 미안하고 창피하다. 한마디로 쑥스럽다"며 손사래를 쳤다. 팀이 올 시즌 현재 23승 54패 1무(승률 .299)로 최하위로 처져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는 "준비한 꽃다발도 다 시들겠다. 오래 하다 보니 1500승 목전까지 왔다. 그냥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대기록보다 올해 팀 성적에 대한 미안함을 먼저 전한 김 감독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김응룡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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