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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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기행④]'동방신기부터 베컴까지' 삿포로돔의 모든 것

기사입력 2013.07.03 14:52 / 기사수정 2013.07.03 22:23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삿포로) 서영원 기자] 설국 홋카이도에 위치한 삿포로는 인구 19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대도시다. 이 곳은 눈과 맥주가 지역 명물로 꼽히고 있으며 유명한 관광지로도 이름값이 높다. 삿포로의 또 다른 명물은 바로 삿포로돔이다. 축구와 야구 경기를 모도 소화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삿포로돔을 직접 탐방해봤다.

가수들에게 콘서트 성패를 가리는 곳

삿포로돔은 사회체육을 즐길 수 있는 목적으로 건설됐다. 이 구장은 수많은 스타들이 거쳐간 곳으로도 유명하다. 인기가수부터 스포츠 스타까지 그 명성이 화려하다. 특히 가수들에게 삿포로돔은 대규모 투어의 성패를 가릴 수 있는 지표로 통하고 있다.

도시 인구가 200만명이 채 안되지만 스타디움 수용규모는 4만명에 달한다. 삿포로돔의 투어 가이드는 “일본에서 돔 투어 콘서트를 할 때 삿포로돔에서의 흥행 여부가 전체 성패를 가린다”며 삿포로돔 공연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실질적으로 콘서트를 즐기는 계층은 삿포로 인구의 1/10 수준인 20만명 정도로 꼽힌다. 타 지역과 연계 교통이 좋은편이 아니어서 삿포로 거주민이 주요 타깃층이다. 4만명을 모은다는 것은 실수요 계층의 1/5이 삿포로돔으로 운집한다는 것을 뜻한다.

삿포로돔을 가득 메운 가수는 손에 꼽힐 정도 밖에 없다. 아이돌 AKB48, 록그룹 라르크 앙 시엘, exile, 아라시 등이 있으며 한국 가수로는 동방신기가 지난 5월 삿포로돔을 가득 메웠다. 또한 동방신기는 돔 투어 6회 공연에 70만 관객을 유치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돔투어 가이드는 “삿포로돔에서 성공하면 다른 곳에서도 흥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래서 나왔다. 한국의 인기가수 동방신기는 성공한 가수”라며 삿포로돔 콘서트의 특징을 언급했다.

인상적인 ‘장면 전환’과 삿포로돔의 주체 

삿포로돔은 축구 콘사도레 삿포로와 야구 니혼햄 파이터스가 공동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평소 야구장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콘사도레 경기가 있을 때 축구장으로 바뀌는 장관을 연출한다. 소요시간은 대략 5시간. 1년에 몇 번 안되는 행사라 이 시기 돔 투어 신청자와 자원봉사자 지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현지에서는 이러한 모든 과정을 ‘장면 전환’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삿포로 특유의 추운 날씨를 피해 축구, 야구 모두 한겨울에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돔구장 여부와 상관없이 프로야구와 J리그는 겨울 이전에 시즌을 끝낸다. 굳이 돔구장일 필요는 없다.



이와 관련해 돔 투어 가이드는 “프로 종목과는 관계없이 돔구장 사용을 원하는 일반 시민들을 위한 결정이었다"라며 삿포로돔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언급했다. 실제로 프로야구, J리그를 비롯해 각종 전시회, 콘서트 일정을 제외한 기간 동안 삿포로돔은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전산 추첨을 통해 지원자를 뽑고 사용시간, 가격은 4시간 기준에 한화 200만원 정도다.

대규모 경기장을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어떤 이득이 있느냐는 질문에 돔 투어 가이드는 “삿포로돔이 누구의 돈으로 건설됐고 누가 주체인지 생각해 보면 정답은 간단하다”고 설명했다. 삿포로돔의 주체는 프로스포츠가 아닌 일반 시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삿포로돔을 거친 수많은 스타들

삿포로돔은 가수들도 있지만 축구, 야구를 비롯해 레이싱, 스노보드 등의 대회도 치르고 있다. 이미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통해 데이비드 베컴, 후안 베론 등 지난 20세기를 주름 잡았던 스타들이 삿포로돔을 누볐다. 일본야구대표팀 강화 경기 등으로 수많은 야구스타들이 삿포로돔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삿포로돔에서 가끔씩 랠리경기가 열린다는 것이다. 돔 내부와 외부에 가설트랙을 설치하고 WRC(World Rally Championship)를 치렀다. 또 이벤트 스노보드, 스키 경기를 열어 동계스포츠 대회 개최와 활성화에도 적극 기여했다. 삿포로는 2017 동계아시아경기대회 개최지로 선정돼 삿포로돔을 활용해 다양한 경기를 소화할 전망이다.

삿포로돔에서 배울 점은?

한국에서는 서울 서남권에 돔구장(가칭 고척돔)이 건설되고 있다. 하지만 사용 용도에 대해서 여전히 갑론을박이 많다. 삿포로돔에서 배워야 할 점은 특정 종목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삿포로돔의 '장면 전환'과 같은 시스템이 있지는 않지만 한 겨울에 시민들을 위해 스타디움을 개방하는 것도 나쁠 리 없다. 근처 중고등학교의 체육대회 대관도 한 가지 방법이다.

삿포로돔 탐방을 통해 진정 본받을 점이 한 가지 있다면 스타디움의 사용 주체가 누구냐는 것이다. 건설에 필요한 자금의 상당부분이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왔으며, 누구를 위해 사용할 것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본다면, 일본 삿포로돔의 투어 가이드가 말한 것처럼 의외로 정답은 간단하다.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사진=동방신기와 삿포로돔 ⓒ SM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DB]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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