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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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P] 원초적 호기심, 중국은 왜 축구를 못할까

기사입력 2013.06.27 11:08 / 기사수정 2013.06.27 13:37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중국은 가파른 경제성장과 엄청난 인구를 앞세워 각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분야가 하나 있다. 바로 축구다.

세계축구에서 중국은 미스터리한 나라다. 중국은 하계올림픽 종합순위 3위 안에 꾸준히 진입하는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했다. 최근 클럽축구에서는 모험적인 투자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중국 팀들의 성장세 또한 두드러졌다. 하지만 국가대항전 만큼은 얘기가 다르다. 중국의 성장세를 찾아볼 수 없다.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본선 출전은 단 한 번에 그쳤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첫 본선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하지만 순수 실력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국, 일본이 개최국으로 예선을 치르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이 '이제는 중국이 축구의 핵심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한 지도 20여년이 지났다. 가능성은 있지만 여전히 성과는 없다. 

중국에서 축구는 쉽게 할 수 없다

축구 팬들은 시쳇말로 ‘호날두와 메시가 밭 갈고 소몰이 한다’고 한다. 직접적으로 드러난 사례는 없지만 이 말이 사실일 가능성도 꽤 높아 보인다. 중국에서 축구는 쉽게 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중국에서 자녀를 운동선수로 키운다는 것은 높은 지위와 권력, 자금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최근의 발전상과는 별도로 중국은 엄연히 사회주의 체제의 국가이며, 이에 따라 계급 체계가 뚜렷하다.

중국의 호적 제도는 농촌과 도시로 구분된다. 말 그대로 농촌과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별도의 호적을 부여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도시 호적을 가진 사람들끼리도 빈부 격차가 심하다. 자녀에게 축구를 시킬 수 있는 여건이 있는 사람은 도시 호적을 가진 이들 중에서도 상류층 일부로 제한된다. 13억 인구 중 축구를 배울 수 있는 이들은 약 5천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계급사회가 축구 발전 망친다

중국은 '1자녀 정책'에 따라 이른바 외동아들이 많다. 모든 관심과 사랑을 집중적으로 받고 자란 이들이 단체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귀하게 키운 아들이 벤치에 앉거나 교체로만 뛰는 것에 불만을 갖는 부모들이 넘친다. 실제로 지난 2004년에는 중국 청소년대표팀에서 벤치를 지키는 선수들의 부모가 코칭스태프에 거세게 항의한 일이 보도된 적도 있다.

중국사회가 그렇듯 온당치 않은 방법으로 주전 자리를 꿰차는 일이 다반사다. 선발 11명이 동등한 위치에서 뛰어야 하는 축구에 어울리지 않는다. 중국의 전통문화도 이를 대변한다. 중국 창극은 단체 파트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독파트로 전개된다. 한 명이 돋보여야하는 이 문화를 빗대 “중국 창극을 보면 중국 스포츠가 보인다”며 “중국이 개인종목에 강한 이유”라고 비유하는 시각도 있다.

ACL 선전과 중국 대표팀 성적은 별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중국 팀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표팀은 그렇지 않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잘못된 투자'를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중국축구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유소년 투자에 소홀하다. 고액 몸값의 외국인선수와 자국 대표팀 선수를 영입하는 것을 ‘투자’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리그의 클럽 가운데 유소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팀은 없다.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전무하다 보니 13억 인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팀의 모기업간에 이른바 ‘쩐의 전쟁’으로 연결됐다. 중국 선수들이 돈 많은 팀으로 소속을 옮기는 일이 빈번해졌다. 엄청난 승리 수당을 챙겨주는 소속팀 경기에 집중했고, 댓가 없는 대표팀에 소홀한 현상이 일어났다. 

여느 유럽리그 못지않은 자금력과 선수들의 인식 변화가 중국축구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해외진출에 대한 큰 의지가 없고, 현상 유지를 택해 중국에서 속 편히 살자는 인식이 강하다. 중국으로 황혼 이적을 한 니콜라스 아넬카는 이러한 중국축구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말하는 프로의식이란 게 돈벌이 문화로 정착돼 축구 발전이 정체됐다는 얘기였다.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사진=상암월드컵경기장 시설물을 파괴한 중국 베이징 궈안 ⓒ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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