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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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변호사의 '사랑과 전쟁'] 매 맞는 아내, 매 맞는 남편

기사입력 2013.06.10 21:47 / 기사수정 2014.03.07 18:22

[글] 기자
- '사랑과 전쟁'은 법률 전문가인 박현정 변호사를 통해 연예 뉴스 등을 토대로 가족법 이슈들을 쉽게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박현정] 일본의 여심을 사로잡은 한류스타 류시원. 부드러운 이미지로 수많은 여성들의 로망이 된 그가 이혼소송을 당하고 부인 폭행혐의로 불구속 기소까지 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0년 깜짝 결혼 후 2013년 부인 폭행혐의로 기소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부인 측에서는 2011년 류씨가 부인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무단 부착했으며 이를 떼 달라는 부인을 수차례 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부인 휴대전화기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 설치했다고도 한다. 이에 2012년 부인이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2013년 부인 폭행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는 게 대체적인 상황이다.

류씨는 이에 대해 부인이 이혼소송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악의적인 주장을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평소 이미지와 달리 류씨가 부인 폭행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적잖이 놀란 게 사실이다.

남편의 폭행 유형 다양…따귀 때리고 발로 차고, 심지어 척추가 부러지기도

이혼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흔한 이혼사유가 배우자의 외도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게 폭행이다. 요즘도 아내 때리는 남편이 있냐고 하겠지만 의외로 많다. 어떤 분은 상담 오셔서 팔이며 다리며 맞아서 멍든 곳을 보여주시며 증거사진 남겨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척추가 부러진 진단서를 가지고 와서 더는 못살겠다고 소송의뢰를 하기도 한다. 따귀를 때리거나 발로 차는 건 예사다. 힘 쓸 곳이 없어서 부인한테 힘자랑하나 싶을 정도다.

대법원, 어떤 경우에도 부부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어

부인을 때린 남편의 말이 더 가관이다. 부인이 '맞을 짓'을 했다는 것. 하지만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부부관계에 있어서 폭력의 행사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처럼 남편이 부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우 재판상 이혼사유가 된다. 남편이 혼인 전에 사귀던 여자를 잊지 못해 부인을 학대하고 7년간 부인에게 이유 없이 폭행을 일삼다가 부인이 10여 일 동안 입원할 정도로 맞은 사안에서 법원은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라 판단했다. 이 외에도 남편이 부인을 폭행한 것을 재판상 이혼사유로 본 사례는 많다.

매 맞는 남편 증가 추세…심각한 상황도 많아

최근엔 이와 반대로 '매 맞는 남편'이 증가하고 있다. 얼핏 생각하면 여자보다 힘센 남자가 왜 맞고 살까? 라는 의문이 생기는데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한 남성분이 상담전화를 걸어와 조심스럽게 자기 사정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아내한테 맞고 산다고. 처음에는 그냥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그 횟수가 늘어나고 강도가 심해져 이제는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고. 자기도 남자가 왜 맞고 사는지 이해가 안됐는데 자신이 이런 처지가 되고 보니 참 씁쓸하다고…

법원도 아내가 남편 폭행하는 경우 이혼사유로 판단

올 초 서울가정법원은 부인의 남편폭행에 대해 이혼사유가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판례에 따르면 부인이 육아문제로 회사를 그만둔 다음 남편과 사이가 안 좋아졌고 화가 날 때마다 남편의 눈을 때리거나 얼굴을 할퀴기 시작했다. 방바닥에 엎드려 있던 남편의 머리를 피아노 의자로 내리쳐 뇌진탕을 일으키기도 했고 집안이나 아파트 계단, 현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남편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이에 남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이처럼 배우자에게 폭행을 당해 이혼을 원하는 쪽은 부인이나 남편이나 구별이 없어졌다.

부부 사이엔 촌수가 없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다. 하지만 이혼 즉시 가장 먼 사이가 될 수도 있다. 사랑할 시간도 모자라다는 말이 구호처럼 들리지만 이를 실천하며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목숨 다해 사랑하지는 못할망정 몸과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지는 말아야 할 것 아닌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정호승 시인의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는 시가 스치듯 지나간다.

 

[글] 김남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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