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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예스-페예그리니, '기회의 땅' 맨체스터에서 비상할까

기사입력 2013.05.23 10:53 / 기사수정 2013.05.24 16:20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인지상정, 견물생심이라 했다. 재물을 보면 욕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 그런 면에서 보면 축구감독들도 여럿 견물생심의 자태를 보인 바 있다. 대다수의 명장들은 금전적 지원을 두려워 하지 않는 구단 아래 좋은 성적은 냈다는 것은 분명 불편한 진실이기도 하다.

돈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현상이 팽배한 이 시대, 돈이 과연 본인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기울어지는 새 얼굴들이 있다. 바로 데이빗 모예스 감독(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말라가)이다. 이들은 일제히 팀을 옮긴다. 모예스 감독은 이미 맨유행을 공식화했고 페예그리니 감독도 맨시티행이 확실시된다. 예정대로 순탄하게 일이 진행된다면 이들은 다음 시즌 맨체스터 더비에서 만난다.

이들 부임은 한편으론 복권 당첨과도 같다. 그동안 가난했던 감독의 지위를 벗어나 일확천금을 누리며 팀을 지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는 또 다른 시험 혹은 도전의 계기도 된다.

그동안 부족한 팀내 자금이 그들의 책임회피의 탈출구로서의 기능을 잠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런 회피수단도 사라짐에 따라 이들은 진짜 지도력 검증을 받게 된 셈이 됐다. 그와는 반대로 맹활약의 장이 열린 면도 있다. 원하는 선수 영입과 함께 자신이 꿈꾸던 축구를 펼칠 수 있게 됐다. 두가지 측면이 공존하는 부임 속에 이 두 감독이 과연 돈의 날개를 달고 새로이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맨유와 손잡은 모예스, 불편한 시선 잠재울까

만년 에버튼 감독이 맨유와 손을 잡았다. 모예스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뒤를 이어 맨유 지휘봉을 잡게 됐다. 11년만에 맞게 되는 새로운 도전이다. 2002년부터 에버튼을 맡아왔던 모예스는 어쩌면 부담스런 구단, 맨유를 이끌고 새 환경에서 차기 시즌을 맡게 됐다.

불편한 시선들도 여럿 있다. 우선 에버튼과 맨유는 질적인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 차이라 함은 축구 실력보다 금전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에버튼은 프리미어리그내에서도 손꼽히는 가난한 구단이다. 11년동안 팀을 이끌며 모예스 감독은 늘 선수영입에 있어 긴축재정을 겪어야 했다. 마치 가난한 집안의 가장 노릇하듯 없으면 없는대로 최대한의 효과를 남겨 에버튼을 쉽사리 볼 수 없는 다크호스의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원동력은 '화수분 축구'였다. 팀내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선발 기용하며 이들의 성장세를 잘 활용했다. 또한 저비용 고효율의 탁월한 영입 수완으로 적은 자금으로 전력을 극대화했다. 이 과정에선 임대영입의 귀재란 미명이 붙기도 했다.

그랬던 모예스 감독이 맨유 지휘봉을 잡는다. 갑작스레 변화한 주변 환경이 그에게 독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젠 부족함이 없는 구단 재정이 얼마만큼 그의 새로운 도전을 도울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또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도모해야 하는 구단의 기대치에 모예스 감독의 이력이 부족하지 않나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러한 편견들을 타파하는 것이 모예스 감독의 숙제가 됐다. 이젠 재정적 부담이 없는 만큼 희망섞인 부분들도 있다. 에버튼에선 제한됐던 선수 영입을 원할히 하며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동력과 다이나믹이 가미된 축구를 구사하던 에버튼 시절을 고려하면 움직임과 활동량이 탁월한 공격진이 존재하는 맨유에서 모예스식 축구가 더욱 힘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페예그리니의 두번째 도전, 이번엔 성공할까

페예그리니 감독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미 갑부구단을 지휘한, 실패사례가 한차례 있다. 지난 2009/2010시즌 그는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었다. 당시 갈라티코 2기의 초창기를 지휘하게 된 페예그리니는 주변의 기대속에 부담스런 독배를 손에 들었다. 결과는 무관. 승점 96점이라는 어마어마한 승점쌓기와 함께 리그 준우승을 달성했지만 결국 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이유로 곧바로 경질됐다.

억울한 사연도 있었다. 선수 영입에 대한 발언권을 부여받지 못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의 주도 아래 페예그리니 감독은 단지 감독 자리에만 앉아 있는 꼭두각시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원하는 축구를 펼치기 힘들었다. 자신이 지향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의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맨시티의 지원사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페예그리니 감독의 발언권이 더욱 존중될 전망이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말라가의 비상을 이끈 페예그리니 감독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 팀의 생각이다. 구단내 지위문제만 해결된다면 페예그리니 감독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단 맨시티와의 궁합이 좋다. 페예그리니 감독의 전술의 핵심은 2선 공격진에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말라가를 이끌며 이스코와 루카스 피아존, 호아킨 등 비슷하면서도 다른 성향의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적절히 조화시켜 긍정적 효과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면에서 다비드 실바와 사미르 나스리, 야야 투레 등이 있는 맨시티의 공격전술 운영에서 빛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모예스, 페예그리니 (C) 에버튼, 말라가 공식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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