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LA 다저스의 불펜이 무너지고 있다. 이제는 확실한 필승 카드라고 믿었던 투수들까지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약한 불펜에서 그나마 믿었던 승리조마저 무너지다 보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다저스는 지난 18~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터너필드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서 모두 패했다. 선발 등판한 류현진과 크리스 카푸아노는 실점을 최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지만 다저스 불펜에게 나머지 이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다저스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45. 잭 그레인키가 부상에서 복귀해 힘을 보태려던 참이었지만 계투진이 무너지니 손쓸 방법이 없다. 다저스는 20일 현재 17승 24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다. 1위와는 7경기 차.
17일 경기에는 '몬스터' 류현진이 선발로 나섰다. 류현진은 5이닝 동안 5피안타 5탈삼진 5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4-2로 앞선 6회부터 맷 게리어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게리어는 1사 후 안타와 3루수 실책으로 주자 2명을 내보냈다. 그러자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필승 좌완 파코 로드리게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7경기에서 단 2명의 주자만을 내보내는 안정감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는 좌타자 제이슨 헤이워드를 볼넷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저스틴 업튼에게 만루 홈런을 맞았다. 4-6 역전, 류현진의 승리 요건까지 날아갔다. 흐름을 넘겨준 다저스는 5-8로 패했다.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젠슨이었다. 현지 언론에서 브랜든 리그를 대체할 마무리 후보 1순위로 거론됐던 그였기에 충격은 더했다. 이날 선발 크리스 카푸아노는 7⅓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고 1-0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하지만 1점을 지키기 위해 등판한 젠슨이 무너졌다. 첫 상대 B.J 업튼에게 안타를 내준 뒤 대타 에반 개티스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았다. 카푸아노의 승리가 날아가기까지 필요한 투구수는 단 9개였다. 젠슨은 후속타자 안드렐톤 시몬스에게도 백투백 홈런을 맞고 'KO' 됐다.
주무기인 94마일, 93마일 커터가 통타당했기에 충격은 두 배였다. 더그아웃에 앉아 있던 카푸아노는 얼굴을 감싸쥐고 한숨을 내쉬었다. MLB.COM에 따르면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 "왜 젠슨이 개티스에게 몸쪽 커터를 던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는 홈런을 내줬고 무엇보다 이로 인해 패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젠슨에게 몸쪽 승부를 피하라고 했다"며 "포수 페데로위츠는 슬라이더를 요구했지만 젠슨이 이를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젠슨도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개티스가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어 있어 좀더 물러나게 하려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마무리투수라도 괜찮다면 조기 투입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뒷문지기인 리그도 안정감이 떨어진다. 올 시즌 15경기에서 2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5.87로 부진하다. 블론세이브는 단 한 차례뿐이지만 5월 4경기 중 3경기에서 실점하는 등 확실히 믿고 맡기기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LA타임즈에 따르면 매팅리 감독은 "지금으로선 리그가 우리 팀 마무리다"고 했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는 아니었다.
승리조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선발진의 부담은 배가 된다. 3점 차 이내의 박빙 승부에서 뒤집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팀 분위기에도 좋을 게 없다. 결국 선발진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고 가는 방법뿐이다. 말처럼 쉽지 않은 게 문제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켄리 젠슨, 파코 로드리게스 ⓒ MLB.COM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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