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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의 릴리스포인트] NC 이태양에게 느껴지는 김병현의 향기

기사입력 2013.05.10 16:54 / 기사수정 2013.05.11 03:31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감히 닮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우상일 뿐이에요. 닮아가고 싶죠."

NC 다이노스의 토종 에이스로 급부상한 이태양, 그의 롤모델은 'BK' 김병현(넥센 히어로즈)이다. 이미 지난달 19일 목동 넥센전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이태양은 넥센 강타선을 8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2개나 가진 '우상' 김병현과의 맞대결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한 경기 호투로 치부하기에는 이후 페이스가 매우 좋았다. 이태양은 올 시즌 선발로 나선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도 4차례. 지난달 27일 두산전(5⅓이닝 7실점)을 제외하면 모두 퀄리티스타트였다. 그 중 3경기가 무실점 경기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9일 창원 한화전서는 6⅔이닝을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막고 시즌 3승째를 챙겼다. "연이틀 역전패했기 때문에 너무 이기고 싶었다"며 기뻐한 이태양이다.

사실 이태양은 시즌을 시작하고 나서야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기존 선발 요원이던 좌완 노성호가 불펜으로 이동하면서 그 자리를 메우게 된 것. 그는 팀의 7승 가운데 3승을 책임지며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로 우뚝 섰다. 특히 피안타율(.186)과 이닝당 출루허용률(0.91)은 리그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낮다. 그만큼 안정감이 넘친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8~139km에 불과하지만 절묘한 코너워크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압도한다. 간간이 섞어 던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도 효과를 보고 있다.

이태양도 여느 선수들처럼 NC 이적 후에야 제대로 기회를 잡은 케이스다. 2011년 넥센 히어로즈 입단 후 지난해까지 9경기 출전에 그친 그는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NC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올해만 7경기에 나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 중이다. 3승 모두 선발승이다. 선발 변신 이후 더 무서워졌다. 그는 "NC에 온 건 내게 행운이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고, 코치님들이 많이 알려주신 덕분이다"며 겸손해한다.

기존 사이드암 투수들에 비해 낮은 자세로 던지는 이태양의 투구폼과 투수판 밟는 위치도 김병현과 비슷하다. 이태양은 지난달 19일 김병현과 맞대결을 펼친 뒤 "마운드에 올라가 보니 선배님과 투수판 밟는 위치도 똑같더라"고 말했다. 구속에는 차이가 있지만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과 투구폼은 마치 전성기 김병현을 떠올리게 한다. "감히 닮았다고 할 수 없다. 우상일 뿐이다. 닮아가고 싶다"며 손사래를 친 이태양은 "(김경문) 감독님께서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을 맘에 들어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1999년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 보스턴 레드삭스, 콜로라도 로키스, 플로리다 말린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거치며 9시즌 동안 394경기 54승 60패 86세이브 방어율 4.42를 기록했다. 또한 2001년 애리조나에서 대한민국 선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라 우승을 경험했고, 2004년에는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하며 동양인 최초로 양대리그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해부터 넥센에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태양은 "아직 신인왕은 신경 쓰지 않는다. 체력적인 부분과 위기관리 능력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충분히 제 몫 이상을 해내고 있다. 자신의 목표인 100이닝-3점대 평균자책점 달성을 위해 정진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못 할 것도 없다. '리틀 김병현' 이태양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이태양 ⓒ NC 다이노스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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