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창원, 강산 기자] 공 5개로 행운의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주인공은 한화 이글스 투수 황재규다. 군 제대 후 첫 시즌, 뒤늦게 1군에 합류한 그에게 첫 승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황재규는 7일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에 8회말 구원 등판,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감격적인 데뷔 첫 승을 따냈다. 프로 데뷔 5년, 61경기 만에 따낸 승리다. 황재규는 "기분이 좋기는 한데 거저먹은 것 같다. 앞에 던진 투수(정대훈, 1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가 받아야 하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쑥쓰러워했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황재규는 지난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번, 전체 43순위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입단 첫해 49경기를 소화하며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데뷔 첫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72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중용받았다. 공격적인 투구로 '싸움닭'으로 통했다.
하지만 이듬해(2010년)엔 9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10.0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는 시즌을 마친 뒤 공익근무요원 입대를 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복귀한 그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훈련에 매진했다. 평소에도 2년간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외국인선수 데니 바티스타, 대나 이브랜드와도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는 등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올해도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던지겠다"며 각오를 다졌던 그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황재규는 "내가 실력이 부족했다. 2년 공백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퓨처스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한 뒤 지난달 20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제대 후 첫 1군 합류였다. 이후 1군 3경기에서 3이닝을 소화하며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지금까지는 '퍼펙트 맨'이다.
황재규는 "프로 5년만에 첫 승을 했다. 일단 시즌 끝날 때까지 1군에 있는 게 목표다. 그러면서 더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타자들을)피하기보다는 공격적으로 승부할 것이다. 데뷔 첫 승을 통해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황재규가 한화 마운드에 힘을 보탤 히든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황재규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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