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5:17
스포츠

[프리뷰] 남자부 플레이오프

기사입력 2006.03.16 08:10 / 기사수정 2006.03.16 08:10

여준구 기자
 
이번 주말, 정규리그 2위인 삼성화재와 3위 LIG가 챔프전 진출 티켓을 걸고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먼저 2승을 거두는 팀이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프전에 직행한 현대캐피탈과 마지막 승부를 벌일 기회를 얻게 된다. 두 팀은 지난 시즌에 이어 또 다시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지난 시즌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물러났던 LIG가 이번에는 멋진 승부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화재
    L I G
 정규리그 성적
  30승 5패(2위)
  16승 19패(3위)
 공격 성공률
  49.78%(2위)
  46.15%(3위)
 서브
  0.75(3위)
  0.76(2위)
 블로킹
  3.12(2위)
  2.80(4위)
 리시브
  68.29%(1위)
  61.18%(5위)
 디그
  12.17(1위)
  11.34(4위)
 범실
  673(4위)
  623(3위)

여러 가지 기록들을 열거할 필요도 없이 30승 5패와 16승 19패라는 리그 성적만으로도 삼성화재가 전력 면에서 앞서 있음은 확연히 드러난다. 전체적인 전력 면에서 한 수 위인 삼성화재의 승리가 점쳐지기는 하나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다. 단기전의 특수성을 무시할 수 없으며 이번 시즌 삼성화재가 유독 LIG 전에서 고전했음을 고려해 보면 지난 시즌처럼 쉬운 승부는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라운드
 3:0 LIG 승
 2라운드
 3:0 삼성화재 승
 3라운드
 3:1 LIG 승
 4라운드
 3:2 삼성화재 승
 5라운드
 3:2 삼성화재 승
 6라운드
 3:0 삼성화재 승
 7라운드
 3:1 삼성화재 승

정규리그 우승팀인 현대캐피탈을 제외하면 삼성화재에 유일하게 패배를 안긴 팀이 LIG이며, 가장 많은 세트를 따낸 팀도 LIG다. 그만큼 삼성화재가 LIG 전에서 고전했다는 이야기이며, 이는 높이로 승부하는 LIG의 스타일이 삼성화재 전에서 잘 통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런 양상이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경우 삼성화재가 쉽게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고 삼성화재가 스피드와 조직력으로 LIG의 높이를 돌파해낸다면 지난 플레이오프의 재현이 가능할 것이다.

 
  삼성화재
  L I G
 세터
 최태웅(185cm)
 이동엽(183cm)
 라이트
 김세진(197cm)
 키드(193cm)
 레프트
 신진식(188cm)
 프리디(196cm)
 이경수(197cm)
 김성채(197cm)
 센터
 신선호(195cm)
 고희진(198cm)
 하현용(197cm)
 방신봉(198cm)
 리베로
 여오현(175cm)
 곽동혁(177cm)

이형두나 석진욱 대신 외국인 선수 프리디, 김상우 대신 고희진이 선발로 들어오면서 삼성화재의 높이도 많이 올라갔다. 여기에 상대 주포인 이경수를 견제하기 위해 블로킹 능력이 좋은 김세진이 장병철 대신 선발로 출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높이 면에서 LIG에 별로 뒤질 것이 없다. 높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다른 부분에서 뒤쳐지는 LIG로서는 승산이 높지 않다. 따라서 센터진이 높이를 활용하여 상대 공격을 얼마나 차단해 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이경수, 김성채의 레프트진이 삼성화재의 주 공격 루트인 라이트 공격을 어느 정도 제어해 줄 수 있다고 보면, 중앙의 두 센터가 상대의 중앙과 레프트 쪽에서 이루어지는 공격을 잘 막아준다면 LIG 쪽에도 승산이 있다. 특히 삼성화재의 공격은 높이보다 스피드 쪽에 기반을 둔 공격이므로, 과거 황금방패로 불렸던 시절의 블로킹 센스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스피드가 너무 많이 떨어진 방신봉이 과연 상대 공격수들의 스피드를 따라잡을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 주목된다.
 
LIG는 공격에서도 이경수를 중심으로 한 높은 공격을 위주로 하는 팀인데, 이것이 어느 정도 통하는가 하는 것도 승부의 관건이다. 고희진의 가세로 삼성화재의 센터 블로킹이 많이 강화된데다, 김세진이 라이트에 버티고 있으면 이경수가 높이로 상대를 압도하기 어렵다. 결국 김성채, 키드 두 노장 선수들이 어느 정도 이경수의 부담을 덜어주는가 하는 점이 중요해지는데, 단순히 공격 점유율을 낮춰 주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득점으로 연결되는 공격을 많이 해주어야만 이경수에 대한 상대의 견제를 줄일 수 있다. 중앙에서의 속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더욱 좋겠으나, 원래도 속공 능력은 떨어졌으나 스피드 저하로 더욱 기대하기 힘든 방신봉과 제대로 때리지 못하고 밀어 때리는 공격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아 세터와의 호흡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 하현용의 센터 진에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김성채, 키드의 좌우 날개가 효율적인 공격력을 보여줘야 이경수의 공격력을 더욱 살릴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리시브가 잘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홍석민, 임동규, 김기성 등의 백업 공격수를 적시에 활용하는 용병술도 필요하다.
 
삼성화재의 경우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만큼 자신들의 배구를 무난하게 펼쳐낸다면 챔프전 진출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을 때 이를 바꿔줄 수 있는 이형두, 장병철이라는 훌륭한 공격수들이 벤치에 앉아 있어 이들을 언제든 투입할 수 있다는 점도 든든하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큰 경기를 많이 경험해 봤다는 점도 장점이다. 쉬운 승부를 연출할 수 있느냐의 관건은 역시 리시브다. LIG의 경우 큰 공격 위주의 팀이기 때문에 리시브가 좀 흔들려도 큰 문제가 없으나, 스피드와 조직력에 기반을 둔 공격을 펼치는 삼성화재로서는 리시브가 흔들리면 경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비교적 단신 선수들로 구성된 레프트 진의 경우 리시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상대 블로킹에 철저하게 차단당할 가능성이 높다. LIG에는 서브 1위인 이경수가 버티고 있으며, 단기전인 만큼 서브 좋은 선수들을 교체선수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리시브 성공률 1위를 자랑하는 삼성화재의 수비진이 어느 정도의 리시브를 해줄 것인지 주목된다. 특히 리시브 성공률이 50.4% 에 불과한 프리디의 분발이 요구되고, 프리디가 후위로 나갔을 경우 후위공격을 포기하고서라도 리시브 강화를 위해 석진욱을 교체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또 한 가지 관건은 이경수의 공격을 얼마나 막아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삼성화재가 높이나 선수 구성면에서 LIG와 큰 차이가 없는 대한항공 전은 쉽게 이기면서도 LIG 전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역시 국내 최고의 공격수인 이경수의 존재 때문이다. 김성채도 없고, 키드도 없었던 지난 4라운드 경기에서 삼성화재는 이경수에게 32점을 허용하며 풀세트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따낸 바 있다. 경기 내내 이경수와 마주 보게 될 라이트 김세진과 상대 센터들의 속공 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이경수 쪽으로 시선을 집중시킬 두 센터들이 이경수의 공격을 적절히 잡아내야만 삼성화재가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특히 다음 경기를 기약할 수 없는 단기전이므로 이경수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경수가 흐름을 잘 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확실하게 잡아내지 못하면 LIG의 업셋 가능성도 결코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준구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