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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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4-3-3 실패, 퍼거슨의 오점 남기나?

기사입력 2007.11.28 17:11 / 기사수정 2007.11.28 17:11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은 21년 맨유 사령탑을 역임하면서 4-4-2 포메이션을 앞세워 큰 성공을 거두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의 포메이션 역시 4-4-2 였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이 맨유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4-3-3의 성공적인 정착 실패였다. 그는 몇년 전부터 4-3-3으로 팀 공격의 변화를 주었으나 큰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4-3-3 전술에 '킹 뤼트 시스템'까지 들고 나온 2005/06시즌에는 뤼트 판 니스텔루이의 의존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을 받았고 지난 시즌 초반에는 4-3-3을 구사하다 리그 선두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다.

만약 맨유가 현재까지 안정적인 4-4-2를 구사했다면 지금보다 값진 커리어를 쌓았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퍼거슨 감독은 지난 여름 오언 하그리브스와 안데르손 같은 4-3-3에 어울리는 선수의 영입으로 야심차게 4-3-3의 완성을 준비했으며, 실제로 올 시즌  차례 4-3-3을 가동하여 여전히 이 포메이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은 모습이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루니 부상-사아 부진'이라는 공격력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 28일 스포르팅 리스본전에서 4-3-3 카드를 꺼내들었다. '나니-사아-호날두'로 짜인 3톱과 안데르손과 대런 플래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리고 마이클 캐릭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시키는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지난 24일 볼튼전에서 '사아-테베즈' 투톱의 부진으로 무득점에 그친터라 4-3-3 변화가 불가피 했다.

그러나 4-3-3을 구사했던 전반전의 공격력은 그리 좋지 못했다. 전반 4분과 5분 나니가 왼쪽 측면에서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 그 이후 나니와 사아가 스포르팅 수비수들의 거센 압박에 막히자 맨유 공격 루트가 호날두 쪽으로 집중되는 단조로운 모습을 보였고 전반 25분 부터는 호날두가 타이트한 압박을 받자 맨유 공격은 소강 상태에 빠졌다.

미드필더진의 운용 또한 실패작이었다. 안데르손의 왼쪽 대각선 드리블 돌파가 빛났을 뿐 캐릭은 중원에서 불필요한 패스미스를 범했고 '캐릭-플래처'로 연결되는 짧은 패스의 정확도 역시 떨어졌다. '안데르손-나니'의 간격이 전반 초반부터 벌어진 것 역시 견고한 스포르팅 수비진을 무너뜨리는데 실패했다. 그나마 후반 시작과 함께 4-4-2 전환으로 2골 넣어 2-1 역전승을 챙겨 4-3-3 전환 실패를 빠르게 인지한 퍼거슨 감독의 임기응변이 또 한번 빛을 발했다.

맨유가 여전히 4-3-3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동안 강점으로 꼽혔던 짧은 패스의 활용도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였다. 4-3-3은 4-4-2보다 미드필더진을 근간으로 다양한 공격 루트를 열어가는 효과가 있어 맨유의 공격축구를 다채롭게 할 수 있다. 그러나 4-3-3에 어울리는 미드필더진 조합을 여전히 찾지 못해 공격력을 최대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4-3-3을 꺼내든 지난 시즌 초반에는 루니와 호날두의 위치가 중앙에서 매번 겹쳤다. 호날두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경우가 잦아지자 루니의 활약이 처지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두 선수 중에 한명만이 공격력을 최대화 시키고 다른 한명은 그 한명에 가려져야 하는 문제점은 4-3-3 정착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향후 퍼거슨 감독은 4-4-2를 구사하면서 맨유 공격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간간히 4-3-3을 조심스럽게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스포르팅전은 '맨유의 4-3-3은 퍼거슨 감독에 양날의 검이 되지는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더욱 품게 한것도 사실이다. 4-3-3이 맨유의 몸에 잘 맞는 옷인지 스포르팅전을 어렵게 마친 퍼거슨 감독이 돌아봐야 할 고민이다.

[사진=알렉스 퍼거슨 감독 (C) 엑스포츠뉴스 남지현 기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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