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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중의 스포츠2.0]'한달 급여 100만원'…치어리더의 세계

기사입력 2013.03.20 18:37 / 기사수정 2013.03.22 21:42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전날의 피로가 쌓여 아침에 몸을 일으키기 쉽지 않다. 힘겹게 일어났으나 차 한 잔의 시간적 여유도 없다.

프로농구 낮 2시 경기면 적어도 경기 시작 5시간 전에는 코트에 도착해야 한다. 선수들 훈련을 방해하면 안되기에, 선수들 보다 일찍 경기장에 도착해야 한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 오전 9시까지 경기장에 도착한다. 한적한 코트에서 미리 준비한 안무를 맞춘다. 인원이 많은 겨울스포츠에는 안무 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농구 경기가 펼쳐지는 대략 2시간을 위해 치어리더들은 평균 10시간을 연습한다. 특정 곡을 '로테이션'으로 돌리지만 신곡이 나오면 안무도 새로 짠다. 도움을 주는 이는 없다. 치어리더 스스로 해결한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착하면 치어리더들은 코트에서 빠진다. 경기 시작 전까지 시간이 빠듯하다. 화장을 하고 머리를 매만지며 의상을 준비한다. 빠듯한 예산 탓에 이 또한 스스로 해결한다. 의상의 경우에는 '디테일'한 디자인 등의 시안 작성까지가 치어리더들의 몫이다. 대기시간이 길지만 바쁠 때는 식사도 거르기 일쑤다. 규칙적인 식사는 거의 불가능하다. 아직까지 치어리더 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K리그의 경우에는 사전에 대기실이 마련되지 않아, 밖에서 간단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농구 시즌에는 평균 5곡과 이에 따른 안무를 준비하고 야구 시즌에는 평균 10곡과 각각의 군무를 준비해야 한다. 야구의 경우 1분 30초 동안 노래를 잘라내고 안무를 따내는데 이 또한 치어리더들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격정적인 노래와 춤사위로 땀을 빼고 나면 소위 '파김치'가 된다. 야구 시즌의 경우 밤 10시가 넘어야 퇴근할 수 있다. 의상 정리하고 11시가 넘어 경기장에서 빠져나오고 숙소에 들어가면 12시가 훌쩍 넘는다. 한 달에 많으면 20경기를 뛰고 휴일에도 연습실에서 시간을 보낸다. 원정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다. 일주일 내내 강행군이다.

무대에서는 화려해 보여도 장막 뒤에서는 치열하기 그지 없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활약하는 치어리더는 대략 100여명. 이들은 프로 구단과 직접 계약하지 않고 소속 이벤트 회사에 몸 담고 있다. 구단과 이벤트 회사의 계약으로 치어리더들의 소속팀이 결정되는 구조다. 계약 형태는 다양하지만 월 평균 급여는 100~13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다른 행사를 뛰지 않는 한 생활 자체가 힘겨울 수 있다. 그러나 노동 강도가 워낙 세 이른바 '투잡'을 뛰기도 쉽지 않다. 치어리더를 희망했다가 현황을 알고 나서 그만두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상황이 이러한대 모든 치어리더들을 향해 짙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 대중에게 지명도 있는 몇몇 치어리더들은 스포츠와 응원 문화에 매료돼 이러한 생활을 수년째 참고 버텨온 이들이다. 연예계나 비슷한 구조의 다른 업종으로 진출을 원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유독 여성이 탈선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우리네 사회 구조를 고려하면 프로스포츠의 치어리더들은 되려 순수함마저 엿보인다. 이 일을 왜 하냐고 물었더니 들려오는 대답. "응원으로 팬들과 하나 됐을 때 알수 없는 뭉클함이 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 kwon@xportsnews.com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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