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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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전설의 92학번, 남은 송지만이 잘 해 줄 것" (일문일답)

기사입력 2013.01.25 16:42 / 기사수정 2013.01.25 16:42

[엑스포츠뉴스=스포츠부 김유진 기자] '리틀 쿠바' 박재홍(40·전 SK와이번스)이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박재홍은 25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 무궁화홀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재홍은 준비해 온 은퇴 소감문을 차분하게 읽어나갔다.

17년간의 프로선수 생활이 말해주듯 웃음과 눈물이 함께 공존했던 자리였다.

통산 300도루를 33개 남기고 아쉽게 은퇴하게 된 박재홍은 소감문을 읽던 중 도루 얘기가 나오자 잠시 울컥해 숨을 고르기도 했고,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들을 얘기하면서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또 회장으로 몸담았던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이야기에서는 당당한 어투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박재홍과의 일문일답.

-은퇴결정 계기는?

소속팀이 없어지면서 더 이상 현역을 연장해야겠다는 의지가 많이 꺾인 부분이 있다.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걸 느꼈기 때문에 여기서 그만두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1월 초까지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을 했었고, 불러주겠다는 팀도 있었지만 이후 연락이 끊기면서 이제는 그만 둘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구체적으로 정해졌나?

MBC스포츠플러스에서 해설을 하게 될 것 같다. 돌려 말하지 않고 선수들이 가진 모습을 진실되게 말하는 해설을 하겠다. 야구에선 베테랑이지만 해설에서는 초보라 많이 실수할 것이다.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질책은 해주시되 악플은 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웃음)

-선수협 회장이다.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 건가?

지금 선수들이 전지훈련에 나가 있기 때문에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 인수인계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사회 결정과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해 그대로 이행하겠다. 선수협 회장을 맡은 부분에 대해서도 후회해본적은 없다. 하지만 여러 부분에 있어서 아쉬움은 남는다. 선수들의 권리 부분에 좀 더 신경 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은퇴결정에 있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SK에서 코치연수도 제의했었고, 그만큼 많이 챙겨주셨다. 하지만 나름대로 야구인생의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300-300이라는 기록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걸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현역 시절의 많은 추억들이 떠오를 것 같은데.

정말 많은 추억들이 있다. 1996년 잠실에서 '30-30'을 처음 달성했던 때가 떠오른다. 또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예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오승환이 등판하고 주자가 만루였을때 김성근 감독님이 대타로 기용해 출전했을 때도 떠오른다. 결과적으로 치지는 못하고 볼넷으로 점수를 올렸지만, 그 순간이 나름대로 기다리고 대기하고 있었던 순간이라 기억에 남는다. 김재박 감독님, 민경삼 단장님 등 고마운 사람들도 정말 많다.



- '전설의 92학번'이라 불리던 동기들이 은퇴하거나 세상을 떠났다. 감회가 어떤지.

친구들도 다 은퇴하고 (조)성민이는 정말 멀리 떠났다. 여러 생각이 많이 들지만, 남아있는 (송)지만이가 있어서 앞으로가 또 기대된다. 지만이는 잘 할 것 같다.

-은퇴식은 열리나? 지도자로의 계획도 있는지 궁금하다.

민경삼 SK 단장이 성대하게 은퇴식을 치러 준다고 하더라. 기대해봐야겠다.(웃음) 물론 지도자로의 생각도 있지만 지금은 해설에 집중하면서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공부할 계획이다.

-선수생활을 마치면서 해명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입단 때부터 루머가 많았다. '돈 때문에 고향을 배신했다', '이기적이다'란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다 아시듯이 선수가 구단을 선택할 수 없는 구조이지 않나. 이 얘기가 아직도 가장 안타깝다.

-은퇴 결정 후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와 닿은 말은?

'마지막까지 네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물러나도 나쁘지 않다'는 말이 가장 와 닿았다. 팬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새로운 인생과 도전에도 많은 격려와 부탁 바란다.

[사진= 박재홍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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