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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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캐스터의 선두주자, 임용수캐스터를 만나다!

기사입력 2005.03.20 09:30 / 기사수정 2005.03.20 09:30

고동현 기자


재치있는 입담과 현장감있는 중계, 그리고 해설가와의 완벽한 호흡으로 많은 프로야구,농구 팬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캐스터, 바로 SBS스포츠의 임용수 캐스터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임용수 캐스터를 19일 SK와 롯데의 문학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를 가졌다.

평소 중계때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처음 하는 인터뷰 진행이라 긴장한 필자를 편하게 이끌어 주었다. 평범한 질문에도, 때로는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답변을 해 주었다.





- 반갑습니다. 주로 인터뷰를 하시는 입장인데, 오늘은 인터뷰를 당하고 계십니다. 느낌이 어떠신지?

▲ 우선 기분은 좋죠. 누가 나에 대해 궁금하고 관심있어한다는 증거니까 좋은일이죠. 익숙치 않아서 그렇지요. 질문하신것처럼 내가 늘 누구를 인터뷰하고 취재를 했지 이런 경험은 별로 없다보니까 익숙치는 않죠.

- 캐스터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 제가 87학번입니다. 전에 다른 직장을 다니다가 95년 뒤늦게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SBS스포츠)는 97년에 지금 KBS스카이에 있는 조민호 아나운서, MBCespn에 있는 한명재 아나운서, MBC에서 '화제집중' 프로그램을 맞고있는 김성주 아나운서등과 함께 공채로 입사했습니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스포츠 방송을 시작한 것은 97년부터입니다. 전에는 일반 방송을 했습니다.

- 캐스터가 된 계기가 있다면?

▲ 전부터 관심이 있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전에는 일반 직장을 다니다가 뒤늦게 준비했고, 공채모집에서 나이가 딱 걸렸지만 결국 입사하게 됐습니다. 열성적이진 않았지만 전부터 스포츠를 좋아했지요. 그리고 캐스터일이 제 적성에도 맞는것 같아요. 스포츠는 알다시피 예측할 수 없는 일이 계속 벌어집니다. 캐스터의 역할이란게 이러한 스포츠경기에서 드라마처럼 대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찰흙으로 여러가지를  만들듯이 자기가 꾸밀수 있다는 점이지요. 그게 제 적성과 잘 들어맞는것 같아요.

- 캐스터를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 쉴 틈이 없다는 점이지요. 다른 캐스터들도 그렇지만 저도 야구뿐만 아니라 농구, 때로는 배구까지 중계하게 되거든요. 이렇게 하려면 선수 정보, 경기 룰 공부등도 해야되니까 쉴 시간이 없다는 점이지요. 그리고 중계때문에 일반인들과 달리 빨간날이면 더 바쁘니까요.  요샌 친구들이 자기네들 끼리만 시간 약속잡고, 저한테 약속도 안 알려준다니까요. 그리고 선배중에 '파일럿 하나 키워내는 것보다 스포츠캐스터 하나 키워내는 게 더 어렵다'고 말하시는 분도 계세요. 그렇게 인원이 적다보니 능력 유무를 떠나서 해야 할일이 너무 많아지는것도 힘든점 중 하나죠.

- 야구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상황 자체가 똑같지 않다는 점이예요. 많은 스포츠들이 그렇지만 예측을 할 수 없다는 점이지요. 우리의 삶도 그렇잖아요. 저도 지금 이 곳에 서 있지만 잠시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잖아요. 야구도 그런 것 같아요. 점수 나는것도 오늘경기처럼 안타로 날 수 도 있고, 홈런으로 날 수도 있고, 꼴찌가 1등잡을수도 있고 하는 점들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 우리나라 최장 시간 게임이었던 2001년 열렸던 LG와 두산과의 게임이예요. 그 날 무려 5시간 45분동안 경기를 했죠. 그 날이 낮 경기여서 7시경에 약속을 잡아놨었습니다. 근데 경기가 안끝나더군요. 약속은 물론 취소됐죠. 약속은 그렇다치고 이 경기가 어떻게 끝날까 궁금해 지더군요. 이런 경기에서 지는 팀은 상당한 데미지를 입게 되거든요. 다행스럽게도 양팀이 3:3으로 비겼습니다.

- 많은 분들이 임용수 캐스터의 중계를 좋아하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 아마도 이런 부분때문에 저를 좋아하시지 않나 생각하는데요, 저는 중계를 하면서 야구면 야구 이야기, 농구면 농구 이야기만을 안합니다. 사실 야구를 3시간동안 말할만큼 야구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우리들이 스포츠를 좋아하는건 스포츠에 우리들의 삶이 담겨져있기 때문인데요. 삶에도 잘 나갈때도 있고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잖아요. 야구선수도 잘 맞을땐 한없이 잘 맞다가도 슬럼프기간때는 안맞는데요. 이게 사실 야구선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도 야구선수들과 같거든요. 저는 그래서 스포츠 중계를 하긴 하지만 소시민들의 이야기와 시사적인 이야기를 많이합니다. 요즘 3월에 눈이 많이왔는데, 다른사람들이 그냥 '날씨가 안 좋다' '3월에 눈이 온다'고 이야기 할 때 저는 '지구가 아프다,그러니 3월에 눈이 많이 오는게 아니냐. 근데 이건 인간이 망친거다'등 시사상식적인 것을 말합니다.  이게 여러분들이 저의 중계를 좋아하는 요인이 아닌가 싶군요.

- 이것 외에도 현장감있는 중계와 재치있는 입담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신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십시오.

▲ 저는 일종의 서비스 업이거든요. 현장에 없어도 현장에 있는 것처럼 안방 시청자들에게 해드리는게 제 임무입니다. 내가 볼 때는 별거 아닌 플레이지만 자신이 응원하는 플레이 하나하나에 그 팬들은 얼마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겠습니까. 전 이 것을 고스란히 전해드릴려고 노력합니다. 예전에는 '캐스터는 감정이입을 하지 말아야된다'고 했지만 저는 어느 팀 팬이 봐도 같이 즐길수 있도록 해주는 도우미 역할을 할려고 합니다.

- 중계 중에 독특한 멘트들을 자주 하시는데요, 미리 준비하시는지?

▲ 의도적으로 준비하는 부분도 있긴한데, 의도적으로 한다고 쓸 순 없어요. 평상시에 생각과, 주로 즉흥적으로 나온다고 봐야죠.

- 임용수 캐스터 싸이월드에 가보니 MBCespn 캐스터분들과도 친하신 것 같은데.

▲ 지금 일하고 있는 이 곳이(SBS스포츠) 스포츠채널로는 가장 먼저 생겼습니다. 지금 KBS스카이, MBCespn등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캐스터들이 이 곳을 거쳐갔습니다. 그래서 방송사만 달랐지 모두 친합니다. 정기적으로 모임도 갖고 송년회 모임도 갖곤 합니다.

- 중계를 많이 하시다보니 실수 한적도 많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실수는?

▲ 예전 성남에서 필드하키 몇경기를 연속으로 중계 한적이 있었습니다. 처음 한국과 호주가 경기를 했는데, 다음 경기가 되도 이 말이 입에 붙으니까 다른나라 경기인데도 계속 한국과 호주라고 이름이 나오더군요. 또 필드하키같은 경우 전반이 끝나면 진영이 바뀌는데 그걸 까먹고 A팀 7번선수를 B팀 7번선수라고 말한적도 있었습니다. (웃음) 그리고 야구경기같은경우는 낮경기의 경우 공이 뜨면 잘 안보입니다. 기록지같은 것을 보다가 공이 뜨면 상황 판단이 잘 안되죠. 이럴땐 다른얘기를 슬쩍 꺼내놓고 반응을 살펴봅니다. 해설위원한테 말을 넘기기도 하구요. (웃음)

-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그냥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야구장이나 농구장 찾아오셔서 즐겁게 즐기다 가시고, 집에서 계실때는 제 중계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죠.


인터뷰가 진행되는 30여분간 임용수 캐스터는 서두에서 말했듯이 긴장한 우리를 잘 이끌어주며 인터뷰를 진행해 주었다. 방송인의 피와 스포츠인의 피가 반반씩 흐른다는 임용수 캐스터. 앞으로도 우리들에게 더욱 멋진 중계를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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