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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탐방 ⑥] '女배구 명가' 현대건설, '영건'의 힘으로 정상 도전

기사입력 2012.12.31 17:1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전통의 명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한 때 최하위로 추락하는 수모도 겪었지만 강팀으로 변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09~2010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은 이듬해인 2010~2011 시즌에서 마침내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지난 2011~2012 시즌에서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3위에 머물렀지만 2위 팀인 도로공사를 잡고 몬타뇨가 이끄는 인삼공사와 맞붙었다. 팀의 두 기둥인 황연주(26)와 양효진(23)이 분전했지만 블로킹 위에서 떨어지는 몬타뇨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준우승에 머문 현대건설은 올 시즌 정상정복에 나섰다. 살림꾼이었던 윤혜숙(29, IBK기업은행)이 팀을 떠나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들었다. 아킬레스건은 만 26세인 황연주가 팀 내 최고 연장자인 점이다. 어린 선수들로 주축을 이룬 현대건설은 초반 출발이 불안했다.

하지만 1라운드 후반부터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고 현재(31일 기준) 8승6패로 단독 3위를 달리고 있다.



구단 역사


1977년 창단된 현대건설은 1978년 실업배구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이듬해에는 현재의 겨울리그인 대통령배선수권에서 준우승에 올랐다. 미도파와 함께 한국여자배구를 양분했던 전성기는 80년대를 수놓는다. 1984년 제1회 대통령배대회에서는 미도파에 이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2회 대회와 3회 대회 그리고 4회 대회에서 3연속 정상에 등극한다.

6회 대회도 제패하며 독주체제에 나서는 듯 보였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호남정유의 전성기가 시작된다. '명장' 김철용 감독이 지휘하는 호남정유는 국내 여자배구의 판도를 새롭게 바꿨다.

10개에 가까운 여자배구 팀은 1997년 국제금융위기로 하나 둘 씩 간판을 내렸다. 이 때 선경 소속이었던 구민정, 강혜미, 장소연이 현대건설로 이적을 한 뒤 다시 한번 강팀으로 변모했다.

1999년에 열린 제2회 슈퍼리그에서는 LG정유(호남정유 전신)를 꺾고 오랜만에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프로 출범 이후 현대건설은 우승 한 번 준우승 세 번을 기록하며 '전통의 명가'를 계승하고 있다.




팀 전력과 올 시즌 전망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의 덕을 크게 보지 못했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의 저력으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은 야나(25, 아제르바이잔)도 '특급'이라 부르기엔 2%가 부족하다. 199cm의 장신 공격수지만 휘트니(흥국생명)와 니콜(도로공사)과 비교할 때 해결사 능력이 떨어진다.

황현주 감독은 "야나는 해외리그에서 이름을 날린 선수는 아니다. 여러 선수들과 접촉을 했지만 쉽지 않았고 결국 후보군은 줄어들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뽑았는데 한국 생활은 잘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파워와 지구력이 약하다. 시즌 중이지만 앞으로 이러한 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배구 감독들 중 황현주 감독은 '호랑이 감독'으로 소문이 났다. 코트 밖에서는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지만 경기를 하거나 연습을 할 때는 한층 엄해진다. 이러한 황 감독의 지도방침은 외국인 선수도 예외가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 황 감독은 "외국인 선수라고 해서 특혜를 주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라는 점을 고려해 혜택을 주면 팀원들과 융화를 이루지 못한다. 국내 선수들이 체력 훈련을 하거나 볼 훈련을 하면 외국인 선수도 똑같은 훈련을 시킨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이 현대건설의 지휘봉을 잡은 시간이 벌써 4년이 흘렀다. 최하위에 머물렀던 선수들은 패배의식이 강했다. 이러한 점을 떨쳐내고 준우승 두 번 한 번 우승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고의 센터인 양효진과 오랫동안 라이트를 책임져온 황연주가 있다. 국내 선수들이 탄탄하다는 장점을 십분 발휘하는 것이 황 감독의 계획이다.



"좋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 우승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선수들의 기량 발전도 빼놓을 수 없다. (황)연주와 (양)효진이 그리고 (김)수지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주전세터인 (염)혜선이는 배구선수로서 최악의 신체 조건을 가졌다. 배구 선수는 기본적으로 팔과 손가락이 길어야 하는데 혜선이는 이 모든 것을 갖추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금처럼 할 수 있는 것은 본인의 노력 때문이다. 우리 팀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어떻게 살려야하는 지를 세터에게 강조하고 있다."

황 감독은 '믿음'과 '열정'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손꼽았다. 감독은 물론 팀원들이 서로를 믿어야 기술적으로 향상된다는 것이 그의 배구철학이다.

[사진 = 현대건설, 황현주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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