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캔디형 여자 주인공이 재벌남을 만나 '땡 잡은 이야기'로 예상했다면 오산이다. 이제 막 2회를 마친 '청담동 앨리스느'는 그간 수 많은 드라마가 그려온 '판타지'가 아닌 씁쓸한 현실을 담았다.
반짝이는 눈망울로 이제 막 사회의 발을 디딘 신입사원 한세경(문근영 분). 그녀는 상사가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건 가리지 않고 해내기 위해 발에 땀이 나게 뛰어다닌다. 세경의 신조는 '노력이 나를 만든다'이니까. 비록 1년 계약직 디자이너로 지앤의류에 입사한 그녀지만 꼭 1년 안에 정직원의 자리를 꿰찰 희망이 세경에겐 있었다. 적어도 입사 처음엔 말이다.
하지만 명문대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도 앞날이 깜깜하기만 했던 세경에게 '취업 성공 행복 시작'은 남의 이야기였다. 남들에 비해 뒤질 것 하나 없는 스펙에도 꼴등으로 입사한 사실이 의문이던 세경은 결국 자신의 고교시절 라이벌 서윤주(소이현 분)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취업시킨 사실을 알게 된다. 더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너는 네 덕에 일자리를 얻은 거야'라고 말하는 윤주에게 세경은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 그만두면 또 언제 취업할지 몰라', '돈을 벌어야 해', '학자금 대출, 결혼 자금, 돈 돈' 현실 앞에 작아 질 수밖에 없는 세경은 자존심 상하는 일에도 쉽게 그만 둘 수 없다.
작은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부모님은 대형 쇼핑몰의 최저가 경쟁으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설 자리를 잃어가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 든든했던 애인은 울면서 '그만 만나자'는 말로 이별을 통보한다. 이 모든 게 다 답이 없는 현실 때문이다.
"노력하는 만큼 되는 거면 왜 이정도 밖에 못 살아? 답이 없어" 지칠 데로 지친 세경이 말했다. 이에 세경의 아빠는 "'노력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를 인정하면 못사니까. '노력 하면 된다'는 희망으로 사는 거지. 우리만 그러고 사니. 세상 사람들 다 그러고 살아. 그 것 밖에 방법이 없으니까"라며 딸을 달래보지만 이미 상한 세경의 마음은 쉽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방송 말미에서는 한세경이 태어날 때 부터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경과 비슷한 처지에서 청담동의 며느리가 된 친구 서윤주(소이현)에게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노력에도 답이 없다는 걸 깨달은 세경,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청담동앨리스'는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55분에 방송된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문근영 ⓒ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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