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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허재 감독, '부상-토종 빅맨 부재' 이중고에 '한숨'

기사입력 2012.11.23 01:07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강산 기자] "우리는 선수가 없다. 부상당하면 안된다."

올 시즌 2승 15패로 최하위에 처진 전주 KCC 이지스 허재 감독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KCC는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전서 64-77로 패배, 4연패와 더불어 시즌 15패째를 당했다. 경기 전부터 허 감독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최근 KCC의 경기력을 보면 부진 탈출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승진의 입대와 전태풍의 이적 등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 누수가 많았다. 하지만 이 정도로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팀 승률은 1할 1푼 8리, 10%가 겨우 넘는다.

22일 전자랜드전을 앞두고 만난 허 감독은 먼저 "우리는 선수가 없어서 부상당하면 안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KCC는 이날 경기에 엔트리 12명을 딱 맞춰 나왔다. 반면 전자랜드는 등록된 15명 가운데 송수인, 김지완, 김상규가 엔트리에서 빠졌다. 대조되는 부분이다. 한 선수라도 부상을 당한다면 12명 엔트리를 구성하기도 쉽지 않다.

KCC는 전체 1순위로 뽑은 외국인선수 코트니 심스가 부상으로 초반 8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때만 해도 "심스만 돌아오면 어떻게든 버틴다"는 생각이었다. 심스 없이도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4쿼터에서 무너진 탓에 승리를 따내기에는 2% 부족했다. 그러나 쉽게 경기를 내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심스가 돌아오자 문제가 생겼다. 지난 16일 울산 모비스전서 허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던 신인 가드 박경상이 발목을 다쳤다. 박경상은 올 시즌 15경기서 경기당 평균 18분 45초를 뛰며 6.5득점 2.6리바운드 1.5어시스트로 제 몫을 다했다. 신인으로서 매 경기 투혼을 발휘하던 박경상마저 부상으로 빠지니 허 감독이 답답할 만하다. 선수 기용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토종 빅맨'의 부재도 아쉽다. 허 감독은 "지금 우리는 외국인선수 빼면 센터가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당장 28일부터 시작되는 프로-아마 최강전이 걱정이다. "노승준이 센터로 나서야 할 판"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허 감독의 고민이 깊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신인 장민국(199cm)은 지난 9월 발등 피로골절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강은식과 정의한도 부상으로 빠져 있다. 강은식은 발목에 이어 무릎 수술까지 받았다. 올 시즌 출전은 어려울 전망. 토종 빅맨 2명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 것은 치명적이다.

이는 22일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KCC는 이날 리바운드 개수에서 34-27로 전자랜드에 앞섰다. 하지만 리바운드 34개 가운데 19개는 외국인선수 심스(10개)와 안드레 브라운(9개)의 몫이었다. 토종 선수 7명이 잡아낸 리바운드는 총 15개. 김우람-김태홍-신명호가 가장 많은 3개의 리바운드를 각각 잡아냈다.

공교롭게도 "센터로 나서야 할 판"이라던 노승준은 11분 58초를 뛰며 1개만을 잡아냈다. 또한 KCC는 이날 18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에만 14개의 실책을 범하다 보니 승부가 일찌감치 기울었다.

파울 관리에 대한 부분도 숙제로 남았다. 신명호가 1쿼터에만 3개의 파울을 범해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신명호와 최지훈은 경기 막판 5반칙으로 물러났다. 이날 26분을 뛴 김우람도 2쿼터부터 파울트러블에 걸려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지 못했다. 대체 자원이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반칙 관리에 실패한다면 팀 패배와 직결될 수 있다.

KCC는 오는 24일 9위(4승 13패)에 처진 동부와의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프로-아마 최강전을 치러야 한다. KCC가 이날 경기를 계기로 앞으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통의 명가' KCC에게 2승 15패라는 성적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사진=허재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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