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사직, 강산 기자] 프리배팅부터 심상찮았다. 경기 전 프리배팅에 나선 두산 베어스 최준석은 연신 외야 스탠드에 타구를 보냈다. 관중들의 탄성도 쏟아졌다. 그는 첫 타석까지 좋은 감각을 이어갔고, 이는 두산의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 첫 승으로 이어졌다.
두산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서 7-2로 승리했다. 이 과정에는 1회초 터진 최준석의 투런 홈런이 있었다.
최준석은 지난 1, 2차전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올 정규시즌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89경기에 나서 타율 2할 5푼 6홈런 30타점. 2009~2010시즌 2년 연속 3할 타율에 15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타율 2할 7푼 1리 15홈런으로 하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올해 성적은 분명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10경기서도 17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경기 전 프리배팅에서 좋은 타격감을 선보인 최준석은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고, 첫 타석부터 화력을 뽐냈다. 팀이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1루 상황. 최준석은 올해 포스트시즌(PS) 첫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상대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의 4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프리배팅 때 그가 타구를 보내던 그 코스 그대로였다. 이 홈런으로 두산은 3-0으로 앞서 나갔고 이후 한차례도 동점,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최준석은 홈런을 친 순간에 대해 묻자 "정말 짜릿했다"고 운을 뗐다. 곧이어 "내가 1, 2차전에 나가지 못했다. 감독님과 코치님의 판단이었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나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벼랑 끝에 섰기 때문에 더욱 집중한다는 마음으로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최준석은 이날 프리배팅서부터 집중력을 보였고, 실전에서도 홈런을 만들어냈다.
상대 팀인 롯데는 최준석의 친정팀이기도 하다. 최준석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롯데에서 뛰었다. 이 기간에 성적은 타율 2할 4푼 5리 10홈런 44타점으로 좋지 못했다.
두산 이적 첫해인 2006년에는 생애 처음으로 두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보였고, 2009년에는 3할 타율-15홈런을 넘어서며 경쟁력 있는 타자로 발돋움했다. 그는 "롯데는 나를 버린 팀이 아니라 기회를 준 팀이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친정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이번 정규시즌에는 부진했지만 포스트시즌(PS)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일단 최준석은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두산이 2010년 준PO(롯데전 2연패 후 3연승)처럼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최준석의 활약이 절실하다. 두산의 결정적인 '한 방'을 해결해줄 타자는 바로 최준석이다.
[사진=최준석 ⓒ 사직,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