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8:01
스포츠

'시작부터 꼬였던' 한화, 최하위에서 얻은 깨달음

기사입력 2012.10.05 14:52 / 기사수정 2012.10.05 18:17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다사다난했던 한화 이글스의 2012시즌이 마무리됐다. 133경기를 모두 마친 한화의 성적은 53승 3무 77패, 승률 4할 8리로 8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냉정히 말해 실패한 시즌이다.

한화의 2012시즌은 시작부터 꼬였다. 홈구장인 대전구장의 리모델링이 끝나지 않아 원정이나 다름없는 청주에서 4월을 보내야 했다. 컨디션 조절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타선도 아쉬웠다. 안타를 많이 생산해내며 상대를 압박했다. 하지만 득점력이 떨어졌다. 주자가 없을 때 잘 터지던 방망이는 득점권에만 나가면 침묵했고 공격이 풀릴 만하면 주루사로 흐름이 끊겼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도 문제였다. 특히 결정적 순간에 실점과 연결되는 실책으로 경기 흐름을 넘겨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선발투수는 호투를 펼치고도 계투진의 방화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지난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은 기대만큼의 몫을 해내지 못했다. 전반기의 한화는 그야말로 '안 되는 팀'의 전형이었다.

외국인선수도 말썽이었다. 데니 바티스타는 팀의 마무리로 낙점됐지만 불안한 제구로 외줄타기를 반복했다. 후반기 들어 선발 변신에 성공, 내년 시즌 재계약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브라이언 배스는 2경기에만 나서 1패 평균자책점 48.60이라는 성적을 남기고 짐을 쌌다. 전반기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28승 2무 49패로 최하위였다. 승률은 3할 6푼 4리.

후반기 들어 달라지는가 싶었다. 첫 10경기에서 8승 2패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8월 4일 대전 SK전서 패하며 3연승을 마감했고 이후 4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전반기 초반 발목을 잡던 '집중력 부재'가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 기간 한화는 27안타 17볼넷을 기록하고도 득점은 8점에 그쳤다. 이후 한화는 다시 내리막을 탔다.

배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데려온 션 헨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의 압박감과 스릴을 즐긴다"고 했지만 14경기에서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8.40이라는 성적만 남기고 짐을 쌌다. 그의 말마따나 '주자 있는 상황'은 자주 연출했고 어김없이 실점했다. 시즌 도중 퇴출된 배스와 션 헨 모두 1승도 올리지 못하고 떠났다.

외국인선수 퍼즐이 맞춰지지 않다 보니 부진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총체적 난국에 빠졌고, 이는 지난 8월 28일 한대화 감독의 퇴진으로 이어졌다. 리그 수위타자 김태균과 최정상급 투수인 류현진을 보유하고도 성적은 최하위였다. 특정 선수에 의존해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예다.

이후 한용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초반 13승 7패의 상승세를 타며 시즌 내내 벗어나지 못한 최하위서 탈출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초반에 너무 많은 승수를 까먹었다. 결국 지난 1일 SK전을 패하면서 올 시즌 최하위가 확정됐다. 최근 4시즌 가운데 3시즌(2009~2010, 2012)째 최하위다. 마지막 28경기에서 14승 1무 13패, 5할 대 승률(.518)을 기록하면서 최종 승률을 4할대로 끌어올린데 만족해야 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다. 한화는 올 시즌 대대적인 선수 보강에 나서며 4강 이상의 성적을 꿈꿨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그러나 한 가지 위안이라면 지난 2년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공동 6위였다. 즉 스타급 선수들이 합류하면 4강 이상의 성적을 꿈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할만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당장 성적 향상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가 시즌 막판 애드리언 곤살레스, 헨리 라미레스, 조시 베켓, 브랜든 리그 등 선수를 대거 영입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화는 올 시즌 마무리훈련부터 체계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충남 서산시에 짓고 있는 2군 구장도 곧 완공된다고 한다. 유망주들이 기량을 갈고 닦을 터가 생겼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다. 그리고 한용덕 감독대행은 4일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해놓았다. 마무리훈련 일정, 교육리그 참가 명단은 다 짜놓았다"고 했다. 도약을 위한 움직임이 보인다.

5일 현재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시즌을 모두 마친 팀이 한화다. 일찍 시즌을 마무리한 만큼 발 빠르게 내년 시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팬들은 팀이 시즌 막판 맹활약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을 봤다'고 위안 삼고 싶어하지 않는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단기전 승부를 펼치기를 바란다. 2013시즌 한화 이글스가 올해의 시련을 딛고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사진=한화 이글스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