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열린 스타드 드 라 모송 경기장은 뜨거웠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이들은 '챔스 데뷔생' 몽펠리에HSC를 연호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운 패배. 신입생의 챔스 도전기 첫 발걸음은 진한 아쉬움 속에 그렇게 시작됐다.
프랑스 리그앙 챔피언 출신 몽펠리에가 챔피언스리그에 전격 데뷔했다. 19일(한국시간) 프랑스 스타드 드 라 모송 경기장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조별예선 B조 1차전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승점사냥엔 실패했지만 몽펠리에에겐 특별한 하루였다. 꿈에 그리던 챔스 무대를 밟았기 때문. 선수들의 눈을 어느때보다 매서웠다. 경기장을 찾은 루이 니코앵 구단주를 비롯한 팀 관계자들의 반짝이는 눈빛은 그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몽펠리에는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이며 시종일관 아스널을 긴장시켰다.
챔스에서도 잔뼈가 굵은 아스널이란 강팀과 마주한 경기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주도권을 쥐며 공세를 펼쳤다.
전반 9분만에 이변의 가능성을 보였다. 페널티킥을 얻어낸 몽펠리에는 유네스 벨한다의 절묘한 파넨카킥이 성공하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골을 터트린 벨한다는 머리를 그라운드에 맞대보는 등 감격에 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것도 잠시, 아스널의 반격을 막지 못했다. 순간적인 집중력 부재가 원인이었다. 곧바로 7분 뒤 포돌스키에게 한 골을 허용한 몽펠리에는 전반 18분엔 제르비뉴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이대로 물러설 순 없었다. 홈팬들의 정열 가득한 응원을 등에 업은 몽펠리에의 공격이 아스널을 향해 거침없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특히 레미 카베야의 움직임이 빛났다. 경기 초반부터 날렵한 몸놀림으로 아스널 수비진을 농락하던 카베야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력을 더했다.
카베야의 돌파가 살아나며 몽펠리에도 힘을 냈다. 좌우 측면에서의 크로스와 잇다른 침투패스는 아스널 수비진의 혼을 뺐다. 베르마일렌의 결정적인 차단과 비토 마노네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아스널의 운명은 뒤바뀌었을 지도 모를 정도였다.
후반 10분엔 아크 정면에서 카베야의 센스 넘치는 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경기 막바지까지 동점골 사냥에 열을 올리던 몽펠리에는 결국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의 도전은 강인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경기는 패했지만 몽펠리에도 또 하나의 승리자였다. 빛났던 챔스 데뷔 뒤엔 눈물겨운 노력도 있었다.
몽펠리에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앙에서 여럽사리 우승을 차지하며 챔스 진출티켓을 거머쥐었다. 창단 후 38년만의 첫 리그 우승이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2부리그에 머물렀던, 고난의 기억도 있다. 프랑스 리그앙 20개 클럽 중 13번째로 재정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몽펠리에의 챔스 도전기는 그만큼 뜻깊다.
열악한 살림 속에 몽펠리에가 택한 방법은 바로 유소년 양성 시스템. 이날 경기에서 뛴 마푸 양가-음비와, 유네스 벨한다와 레미 카베야 등은 모두 몽펠리에가 손수 키워낸 선수들이다. 친정팀을 상대한 올리비에 지루드 역시 몽펠리에 유스 출신으로 지난 시즌 맹활약에 힘입어 아스널 입성에 성공했다. 아스널을 긴장시킨 카베야 역시 맨유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몽펠리에는 어린 재능들을 앞세워 가능성을 봤다. 르네 지라르 감독 아래 똘똘 뭉친 이들은 첫 경기부터 다크호스로서의 기질을 보였다. B조에서 아스널을 비롯해 살케04, 올림피아코스와 16강 진출을 다투는 몽펠리에의 첫 챔스 도전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몽펠리에 (C) 몽펠리에 공식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