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기나긴 침체기에 있었던 한국여자배구가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계기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는 눈앞에 다가온 메달 획득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36년 만에 올림픽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룩했다. 이번 여자배구대표팀의 분전은 국제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증명해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탄탄한 시스템을 앞세워 올림픽 메달 획득을 준비해온 일본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은 8강전에서 일본에 패해 4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8강에 진출하며 체면치례를 했다.
아시아배구의 선두주자인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은 모두 여자배구만이 이번 런던올림픽에 출전했다. 남자배구의 경우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단 한 장의 출전권 티켓이 걸려있었다. 지난 5월에 열린 올림픽예선전을 통해 런던행을 확정지은 국가는 호주였다.
국제배구연맹(FIVB)의 여자배구 세계랭킹을 보면 아시아 국가의 강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본에 세계랭킹 3위로 뛰어올랐고 중국은 런던올림픽이 끝난 뒤 3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15위였던 한국은 11위로 도약했다. 또 다른 강호인 태국은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남자배구 세계랭킹 순위가 가장 높은 아시아 국가는 이란(14위)이다. 한국과 이란 중국, 일본을 제치고 런던올림픽에 출전했던 호주는 11위에 올라있다. 일본과 한국은 각각 19위와 22위에 머물러있다.
남자배구의 경우 높이와 힘 여기에 스피드까지 지닌 유럽과 남미 국가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의 강호들은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고 복병은 하루가 다르게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여자배구는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다. 남자배구는 높이와 힘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여자배구는 탄탄한 조직력과 수비의 비중이 여전히 높다. 평균 신장이 175cm에 불과한 일본이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실제로 일본과 중국 그리고 태국은 남자배구보다 여자배구에 관심이 높다. 국제대회의 경쟁력도 여자 쪽이 높기 때문에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물론 한국 남자배구도 하루빨리 국제경쟁력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과 중국 그리고 이란과 호주를 제압하고 아시아의 맹주로 올라서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여자배구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세르비아와 브라질 그리고 이탈리아를 꺾는 쾌거를 올리며 4강에 안착했다. 고민거리였던 높이가 해결됐고 김연경(24)이라는 세계적인 선수까지 보유했다.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한국여자배구는 세대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사니(31, 흥국생명)와 이숙자(32, GS칼텍스)의 뒤를 이을 세터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리베로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김연경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는 상황에서 탄탄한 수비조직력이 완성되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강호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현재 김연경은 '영광의 상처'를 안고 수술대에 오를 날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 무릎 부상 중인 김연경은 수술을 받을 상황에 처해있다. 여자배구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더욱 높이려면 미래를 대비한 유소년 육성은 물론 국내 리그의 관심도 높아져야 한다.
여자배구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중국과 일본은 올림픽에서 성과를 남겼다. 중국은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일본은 2010년 세계선수권과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3위에 올랐다.
[사진 = 김연경, 이숙자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