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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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에게 좌절 주는 런던, 누구를 위한 올림픽?

기사입력 2012.07.31 07:11 / 기사수정 2012.07.31 07:1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림픽이 개막되고 난 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때문에 3명의 선수가 흔들렸다.

수영의 박태환(23, SK텔레콤)은 자유형 400m 예선 때 나타난 오심 실격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겪었다. 유도 조준호(24, 한국마사회)는 유도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판정 번복으로 금메달 획득의 꿈을 접었다.

그리고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에 출전한 신아람(26, 계룡시청)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스쳐가는 1초는 1시간처럼 길었다. 결선 진출을 위해 1초를 남겨뒀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간이 멈췄다.

좀처럼 흐르지 않는 1초 동안 무려 3번의 공격이 이루어졌다. 결국 상대의 공격이 성공되면서 기나긴 1초는 마침표를 찍었다. 너무나 억울하게 결선 진출이 좌절된 신아람은 한동안 피스트를 떠나지 못했다.

코칭스태프는 발 빠르게 이의를 제기했고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결린 시간은 30분을 넘어섰다. 심판진들은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지만 끝내 신아람을 외면했다.

세계랭킹 12위인 신아람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쟁쟁한 강호들을 제치고 4강행을 결정지었다. 결승 진출을 위해 넘어야 할 벽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에페 금메달리스트인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이었다.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신아람은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시종일관 팽팽한 접전을 펼치며 결선 진출을 눈앞에 뒀지만 '행운의 여신'은 끝내 신아람을 외면했다.

연장전 5-5의 상황에서 남은 시간은 불과 1초였다. 전광석화처럼 흐르는 1초는 '0'으로 바뀌지 않았다. 하이데만은 재빨리 공격을 시도했지만 신아람과 동타를 이루며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다.(연장전 동타는 점수로 이어지지 않음)

세 번의 공격 시도 끝에 하이데만의 공격이 성공했다. 두 번째 공격이 무산되면서 1초는 지나갔지만 심판은 이해하지 못할 판정을 내렸다. 손가락 하나를 들면서 아직 1초가 남았다는 것. 그리고 하이데만의 득점이 인정되자 경기는 종료됐다. 하이데만은 환호성을 내질렀고 신아람은 끝내 눈물을 쏟았다.



화면 프레임으로 1초는 30프레임이다. 비디오 분석을 통해 마지막 1초는 47프레임이 나왔다. 1초17의 결과가 나오면서 1초가 넘어섰음이 드러났다.

1초가 지나치게 길어지고 여기에 이해할 수 없는 추가 1초가 주어졌다. 이러한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인해 선수가 피해를 봤다면 책임은 심판진들의 몫이다. 한 번 내려진 판정은 번복되기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4년 동안 땀을 흘려온 선수를 생각할 때 공정한 심판과 깨끗한 경기 운영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원칙'이 런던에서는 하나 둘 씩 무너지고 있다.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올림픽은 의미가 퇴색된다. 승자와 패자가 모두 경기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한 판정은 점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 = 신아람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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