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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미셸 콴 "김연아, 자신이 사랑하는 일 찾기를 기원"

기사입력 2012.06.25 05:53 / 기사수정 2012.06.26 00:1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이번 한국을 방문하면서 (김)연아를 다시 만났어요. 저는 제가 6년 동안 아이스링크를 떠나서 살아온 삶에 대해 연아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스포츠 외교관으로서 조언을 한다면 연아가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사랑하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피겨의 전설' 미셸 콴(32, 미국)이 네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홍보를 위해 내한한 콴은 후배인 김연아(22, 고려대)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크리스티 야마구치(41, 미국)와 이토 미도리(43, 일본)에 이어 동양계 스케이터의 전성기를 이어갔다.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한 시대를 풍미한 그는 많은 스케이터들의 롤 모델이다. 콴은 10년 동안 정상권에 머물면서 투철한 프로의식과 아름다운 연기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콴은 다섯 번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아홉 번의 전미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8년 나가노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 도전했지만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타라 리핀스키(미국, 1998년 나가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사라 휴즈(미국,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보다 더욱 큰 인기를 누렸다.

리핀스키와 휴즈는 모두 어린 나이에 올림픽을 제패한 뒤 현역 무대를 떠났다. 그러나 콴은 무려 10년 동안 시니어 무대에서 현역 선수로 활동했다. 꾸준한 자기 관리와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어린 선수의 롤 모델이라는 사실에 강한 책임감을 느꼈다.


콴이 이룩한 전미선수권 9회 우승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세계선수권대회 5회 우승도 콴 이후에 등장한 어느 여자 싱글 선수도 이룩하지 못한 업적이다.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는 주니어무대와 시니어 무대를 차례로 석권했다. 김연아는 물론 콴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스케이터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제가 15세 때 피겨 선수를 둔 한 어머니가 찾아왔어요. 그분은 자신의 딸이 저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는 15살 밖에 안 된 제가 어떻게 특정 선수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나하고 고민했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강한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책임감은 제가 최고의 스케이터가 돼야겠다는 결심으로 변했죠."

어린 시절에 자신을 선망하는 후배가 있다는 사실은 강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콴은 자신의 롤 모델로 브라이언 보이타노(49, 미국)를 꼽았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보이타노는 브라이언 오서(51, 캐나다)와 함께 명승부를 펼쳤다. '브라이언의 전쟁'이라고 불린 이들의 경쟁은 피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제 롤 모델은 브라이언 보이타노입니다. 제가 투어를 할 때 함께 스케이트를 탈 기회가 있었어요. 보이타노와 함께 스케이팅을 한 것은 제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스케이팅이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 도움을 주신 분들도 많았죠. 호기심이 있으면 좋은 분들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페셜 올림픽은 지적장애인들만 참여하는 무대가 아니다.

현재 콴은 SOI(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방한도 내년에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스페셜동계올림픽을 홍보를 위해서다. 콴은 스페셜올림픽의 의미를 밝히며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스페셜 올림픽은 단순히 지적 장애인을 위한 대회가 아닙니다. 많은 관객들이 참여해 응원을 해주고 환호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방한의 목적도 이것을 위해서이죠. 그리고 연아가 이번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로 참여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지난 21일 콴은 김연아와 함께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인 김연아도 이 자리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지난 2년 동안 김연아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은 물론 스포츠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콴은 선수에서 스포츠 외교사절로 변신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콴은 스포츠 외교관으로 활약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스포츠 외교사절로서 김연아에 대한 조언을 남겼다.



"저는 피겨 스케이터로 활동하면서 인생의 교훈을 많이 얻었습니다. 또한 정부의 외교사절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죠.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일을 했고 스케이팅 클리닉도 하면서 나눠주는 삶도 체험했어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스포츠에 대한 집념이 커졌습니다. 연아는 현재 학교에 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것을 통해 자신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 지를 알아갈 것으로 봅니다."

스케이터의 은퇴 시기는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콴과 김연아는 지난해 가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주최한 오찬에서 만났다. 그 이후 이들은 스페셜올림픽 홍보를 위해 다시 재회했다. 콴은 "연아는 뛰어난 스케이터이며 아름다운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 같다.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사랑하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피겨 스케이팅은 타 종목과 비교해 선수 생명이 짧다. 그러나 콴은 10년이라는 세월동안 꾸준하게 정상권을 유지하며 은반 위를 누볐다. 오랫동안 현역 무대에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스케이팅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콴이 은반 위를 떠난 뒤 미국 피겨 여자 싱글은 침체기에 빠졌다.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키미 마이스너(23, 미국) 이후 미국 출신 여자 싱글 챔피언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콴은 "미국 피겨는 아직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꿈을 가진 후배들에게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나가라는 말을 남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간 콴은 지난 2005년 전미선수권을 끝으로 경쟁무대를 떠났다. 피겨 선수의 은퇴 문제에 대해 콴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제 롤 모델인 보이타노와 함께 피겨 선수의 은퇴 문제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습니다. 그의 결론은 선수 본인이 은퇴시기에 대해 가장 잘 안다는 것이었어요. 자신이 은퇴할 시기에 대해 직감으로 느끼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이스쇼와 경쟁대회는 전혀 차원이 다르죠. 아이스쇼는 즐기는 차원이지만 경쟁대회는 신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많습니다."

10년 동안 은반을 질주했던 열정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동계스페셜올림픽의 관심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는 그는 "스포츠는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라는 교훈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사진 = 미셸 콴,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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