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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배구, 런던행이 절망적이지 않은 3가지 이유

기사입력 2012.05.30 14:46 / 기사수정 2012.05.30 15:5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닻을 올렸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대표팀은 30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도쿄에서 열리는 ‘2012 런던올림픽 남자배구 세계예선전’은 다음달 1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다.

여자대표팀은 이미 런던행을 결정지었다. 한국 낭자들이 이룩한 쾌거를 남자 선수들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남자부는 여자부에 비해 런던올림픽 출전이 훨씬 힘들다. 예선전 출전국 8개 팀들 중 단 2팀에게만 런던행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전체 1위와 아시아국가 1위를 차지해야만 런던올림픽에 초대받을 수 있다. 출전국 8개 국가들 중 출전권이 4장 걸려있었던 여자부를 생각할 때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박기원 감독은 끝까지 자신감을 내비쳤다. 출국에 앞서 인터뷰를 가진 박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결승전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출전국 모두 기량이 비슷하다는 점과 우리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8개 팀들 중 최강팀은 없다. 모두가 물고 물리는 접전 예상

이번 예선전에는 한국, 이란, 중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 국가 5개 팀과 세르비아,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등 8개 팀이 출전한다. 아시아 팀들의 기량은 백중세다. 여기에 유럽 출전국인 세르비아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팀으로 전망된다.

박 감독은 "세르비아는 유럽 팀이지만 전력이 예전처럼 강하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충분히 해볼 수 있는 팀이다. 또한 푸에르토리코도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면 잡을 수 있는 전력이다. 베일에 가려져있는 베네수엘라는 탄력이 뛰어나지만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평가했다.

전력이 엇비슷한 팀이 모였다는 점이 이번 대회의 특징이다. 팀들 간의 전력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넘을 수 없는 벽’처럼 강한 팀이 없다는 점이 대표팀에 희망을 주고 있다.

박 감독은 "올림픽 출전 결과는 대회 최종일 마지막 경기가 끝나야 드러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국배구, 빠른 배구를 늦게 시작했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지난해 봄 국가대표 감독으로 부임한 박 감독은 "세계적인 추세인 빠른 배구를 구사하겠다"고 공언했다. 세계 배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속도'를 중시하는 스피드 배구를 표방했다. 그러나 한국은 수비와 리시브에 바탕을 둔 '한국식 배구'를 그대로 추구했다.

그 결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예선전에서 일본에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또한 2010년 준결승전에서 다시 일본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일본은 10년 전부터 온갖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스피드 배구를 접목시켰다. 그리고 현재는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배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박 감독은 "지난해부터 빠른 배구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 같다. 단순히 빠른 배구가 아니라 이러한 흐름은 한국배구가 마땅히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기술은 기초가 중요하듯 스피드 배구도 어린 시절부터 몸에 익혀야한다. 현 국가대표 선수들은 뒤늦게 빠른 배구를 시도하고 있지만 적응력이 좋다고 박 감독은 평가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빠른 배구에 잘 적응하고 있다. 선수들의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은 이달 중순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2012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1라운드'에서 강호인 이탈리아와 미국 그리고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미국과 이탈리아의 경기는 심판의 오심이 없었다면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예전보다 한층 빠르고 강해진 공격력이 돋보였다. 이러한 플레이를 뒷받침해준 '월드 리베로' 여오현(34, 삼성화재)의 활약도 돋보였다.

런던 올림픽을 향한 강한 의지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초대를 받은 여자부보다 남자부는 더욱 절박하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출전 이후 12년 동안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박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부상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주포'로 활약할 전광인(21, 성균관대)과 센터 신영석(26, 드림식스)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을 향한 의지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박 감독은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려고 하는 선수들의 의지는 매우 강하다. 부상 선수가 많지만 올림픽에 가려는 의지가 뜨겁기 때문에 이러한 점으로 극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무릎 연골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신영석은 "솔직히 많이 아픈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진통제 투혼을 펼쳐서라도 런던에 꼭 가고 싶다. 몸이 얼마나 버텨줄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을 모두 발휘해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며 집념을 내비쳤다.

한국은 다음달 1일 첫 경기에서 이란을 만난다. 높이와 힘에서 한국을 압도하고 있는 이란과의 일전이 올림픽 진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남자배구대표팀, 박기원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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