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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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토고의 친선경기 분석

기사입력 2006.05.15 12:03 / 기사수정 2006.05.15 12:03

박재동 기자

독일과 인접한 네덜란드에서 한국에 같은 조에 속한 토고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경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유럽 잔디적응을 토고가 우리보다 일찍부터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은 경기 시작 전부터 부러운 부분이었다.

토고와 사우디의 이 날 경기의 목적은 서로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해야할 한국과 튀니지의 가상 경기로 삼았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도 이 경기는 베일에 숨겨져왔던 토고의 움직임 하나하나도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경기였다. 실제로 토고는 경기내용에서도 극심하게 전력 노출을 숨기며 수시로 핵심 선수들을 교체하며 경기를 운영했다.

우선 토고의 장점은 벤치 멤버와 주전 선수들의 전력 차이가 심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토고는 기본적으로 변함없이 4-4-2 전술을 중용했으며, 경기내용면에서는 올 초 1월 가나와 친선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던 때와 많이 흡사했다.

토고는 기본적으로 다른 아프리카 팀보다 개인기량에서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기 때문에, 개인기를 중시하는 다른 아프리카 팀들과 달리, 수비 진영에서 타이트한 압박으로 볼을 뺏어낸 뒤에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올루파데와 말룸에 의한 빠른 공격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토고는 팀 전체적으로 개인기량이 특출 나진 않지만 수비수 공격수 가리지 않고 왕성한 체력와 체격을 갖추고 빠른 역습을 통해 찬스를 얻는 팀이다. 장신의 거구들이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공수를 전개하는 모습에서 유럽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이것이 아프리카 예선에서 토고가 살아남은 비결이 아니었을까.

비록 결과에서는 토고가 사우디에게 0-1로 패했지만, 토고의 전반적인 경기내용과 특징 있는 전술은 우리 대표팀이 경계해야 할 것이다. 리그 변방에서 뛰는 개개인의 활약도 미미하고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팀이라고 쉽게 승리에 낙관으로 들떠 있으면 안 될 것이다. 

사우디와 경기에서 펼친 토고의 전술 및 특징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토고의 전술적 특징은 공격도 수비도 확실한 분담이 없다는 것이다. 최전방 공격수가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수비를 돕고 양 측면 수비수들은 아크서클 근처까지 돌진하며 슛 팅을 날리는 등엄청난 공격가담을 선보인다.

미드필더 역시 마찬가지다. 세나야 쿠바자가 내려와 수비를 가담할 땐 올루파데와 말룸 선수는 번개같은 역습을 펼치며 슛팅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수비의 핵심은 아포다. 엄청난 거구임에도 불구 작고 빠른 사우디의 날렵한 드리블을 끝까지 따라가 저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토고는 기본적으로 4-4-2 전술을 기용하고 있지만 아포의 활발한 수비가담이 3백을 연상하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공격 수비 할 것 없이 체력과 피지컬을 갖추고 있어 위압감이 느껴지고 선이 굵은 축구를 하기 때문에 본선에서 전방의 아데바요르에게 지속적으로 공이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발리 느린 우리 대표팀은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대비할 필요성을 느낀다.
전술적인 대비로는 피지컬과 체력이 뛰어난 이호, 김남일의 수비형 더블 볼란테가 필요할 것이다. 프리롤과 같은 토고의 빠른 전술적 변화를 대비하여 우리의 수비의 무게를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을용과 같은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은 중앙 미드필더를 세우고 토고의 배후 공간을 노리는 롱패스로 역습의 맞대응을 시도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체력적으로 뛰어난 박지성,이천수,설기현,정경호 같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토고의 위협적인 오버래핑도 대비하면서 롱패스에 의한 역습까지 가능하다.


본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볼 때 사우디와의 친선경기에서 그들이 경기력의 전부 보여줄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선수별 특징과 팀컬러는 충분히 우리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왔고 우리는 그에 대비하여 하루바삐 수비수와 미드필더간의 수비 조직력을 최대로 끌어 올려놔야 할 것이다.
  



박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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