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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레이드 잔혹사' 떨쳐내나 싶더니…

기사입력 2012.03.05 07:48 / 기사수정 2012.03.05 10:0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많은 이들은 프로야구 LG 트윈스를 얘기할 때 '트레이드 잔혹사'를 빼놓지 않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LG의 트레이드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2010년, '13승 투수' 박현준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성공사례를 쓰나 싶었지만 경기 조작 파문으로 인해 없던 일이 됐다.

LG의 트레이드 잔혹사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G는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로 꼽히던 홍현우를 계약금 12억, 연봉 2억, 옵션 2억 등 4년간 총 22억 원의 거액을 주고 영입했다. 하지만 홍현우는 부상에 시달리며 2004년까지 4년 동안 타율 2할 4리 14홈런 63타점이라는 최악의 성적만을 남겼다. 그러자 LG는 홍현우와 이용규를 KIA에 내주고 이원식, 소소경을 영입했다.

LG가 영입한 이원식, 소소경은 2005시즌 별다른 활약을 남기지 못한 채 자취를 감췄다. 반면 KIA로 이적한 이용규는 국내 정상급 리드오프로 성장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당시 LG는 리그 정상급 1번 타자를 쉽게 내줬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2009년 4월 LG는 KIA로부터 투수 강철민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김상현과 박기남을 내줬다. 이는 LG 역사상 최악의 트레이드로 기록되고 있다. 김상현은 트레이드 직후 '괴물 타자'의 위용을 뽐내며 타율 3할 1푼 5리 36홈런 127타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KIA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함께 KIA로 이적한 박기남도 백업 요원으로 나서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반면 강철민은 트레이드 이후 2010시즌 3경기에 출장해 1패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남긴 뒤 방출됐다.

2010년 7월, LG는 또다시 적극적인 트레이드를 감행한다. SK에 최동수-권용관-이재영-안치용을 내주고 투수 박현준, 김선규와 타자 윤상균을 받아들였다. 2011년에도 박병호-심수창을 넥센에 보내고 송신영-김성현을 영입했다. 이 두 차례의 트레이드는 양 팀 모두에게 성공적인 트레이드로 보였다.

SK로 이적한 안치용은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 잡았고 LG에 둥지를 튼 박현준은 2011년 13승을 올리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넥센으로 이적한 박병호는 생애 첫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확실히 인정받았고 심수창은 기나긴 연패에서 탈출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넥센과의 트레이드도 LG에서 2011시즌 후반 마무리로 활약하던 송신영이 한화로 이적하면서 실패한 트레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나마 젊은 선발요원 김성현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프로야구 경기조작 파문으로 LG는 김성현-박현준을 모두 잃었다. 김성현은 지난달 29일 진주에서 긴급 체포된 뒤 결국 구속됐다. 박현준은 2일 소환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고 불구속 수사를 받을 계획이다.

한편 KBO는 5일 경기 조작에 연루된 두 선수에게 '야구 활동 정지 처분을 내렸다. 두 선수는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LG는 창졸간에 야심차게 영입한 두 투수를 잃게 된 꼴이다. 박현준의 활약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끝은 줄로만 알았던 LG의 '트레이드 잔혹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듯 보인다.

[사진=김성현, 박현준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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