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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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줄줄이 연행된 KEPCO, '안젤코, 팀을 부탁해'

기사입력 2012.02.20 07:34 / 기사수정 2012.02.20 07:3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승부조작 파문이 배구계를 휩쓸면서 가장 좌초된 팀은 KEPCO이다.

승부조작 파문을 일으킨 KEPCO 소속의 주전 선수 3명은 이미 영구제명을 받은 상태다. 주전 세터인 김모씨와 신인왕 출신인 임모씨, 박모씨 등은 KEPCO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배구연맹(KOVO) 측으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하면서 KEPCO의 전력은 큰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김모씨를 대신해 주전 세터로 나선 최모씨 역시 혐의를 받고 검찰에 소환됐다. KEPCO는 시즌 도중 순식간에 선수 4명을 잃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올 시즌, 전력이 업그레이드된 KEPCO는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그리고 현재(20일 기준)까지 꾸준하게 상위권에 머무는 저력을 보여줬다.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기 전, 신춘삼 KEPCO 감독은 "1위는 어렵지만 2위 싸움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준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플레이오프로 직행하는 것이 챔피언결정전을 생각할 때, 수월하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꿈에 부풀러있던 KEPCO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승부조작과 관련해 무려 4명의 선수가 연루되면서 전력에 큰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KEPCO의 가장 큰 고민은 세터에 있다. 주전 세터는 물론, 백업 세터까지 줄줄이 연행되면서 경기를 조율할 지휘자가 사라졌다. 19일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서 KEPCO는 2년차인 김천재(23)를 주전 세터로 기용했다.

본격적으로 팀원들과 호흡을 맞춘 기간은 이틀에 불과했다. 신춘삼 감독은 "주전 세터인 김모선수와 호흡을 맞추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김천재는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개인 훈련은 꾸준히 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KEPCO는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서 1-3으로 패했다. 전력누수가 만만치 않았지만 2세트를 따내며 나름 분전했다.

주전 세터와 백업 세터가 빠졌기 때문에 세트플레이를 하는 것은 무리였다. 또한, 한방을 때려줄 공격수도 부족했다. 부상 중인 '슈퍼루키' 서재덕(23)은 6라운드를 대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신인상을 수상한 박모 선수는 제명된 상태다.



결국, KEPCO에서 의지할 공격수는 안젤코 밖에 없었다.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안젤코는 홀로 34득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다. 안젤코의 공격 점유율은 47.7%에 달했다.

KEPCO가 승리한 2세트에서는 홀로 16득점을 쓸어 담았다. 안젤코에 대해 신 감독은 "상황은 어렵지만 본인이 하고자하는 의욕이 강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안젤코 역시 절박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먼 타지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 역시, 승부조작이 터진 상황에 대해 당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선수들이 소환된 KEPCO 소속인 안젤코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현대캐피탈의 문성민(26)은 "주전 선수들이 빠져도 KEPCO에는 안젤코가 있기 때문에 쉽게 볼 수 없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KEPCO는 오는 25일, 삼성화재와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서재덕이 돌아올 때까지 안젤코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안젤코, KEPCO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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