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금 여자 테니스는 슈퍼스타가 없다"
'테니스의 전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56, 미국)의 말이다. 남자 테니스는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동시에 네 명(조코비치, 나달, 페더러, 머레이)이나 존재한다. 이와 비교해 여자 테니스는 특별한 강자 없이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치러진 여자 단식 결승전 시상식에는 마르티나 힝기스(32, 스위스, 전 세계랭킹 1위)가 참여했다. 힝기스는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슈퍼스타'다.
170cm가 되지 않은 단신이었던 힝기스는 빠른 발과 뛰어난 두뇌 플레이로 세계 무대를 석권했다. 힝기스는 여자테니스에서만 가능할 수 있는 섬세한 테크닉과 아기자기한 랠리를 보여줬다.
그 이후로 윌리엄스 자매(미국)가 등장하면서 여자 테니스도 '힘'을 추구하게 됐다. 특히, 동생인 세레나 윌리엄스(31, 미국)는 압도적인 파워로 여자테니스 무대를 평정했다.
윌리엄스 자매 이후, 이렇다 할 '강자'는 등장하지 않았다. '무관의 여제' 캐롤라인 워즈니아키(22, 덴마크, 세계랭킹 4위)는 1년이 넘도록 세계 1위 자리를 지켰지만 '메이저대회 우승 타이틀'이 없었다. 뛰어난 실력은 물론, 빼어난 외모까지 갖춘 워즈니아키는 '차세대 스타'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테니스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그랜드슬램 우승을 이룩하지 못하면서 세계랭킹 4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지난해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자는 모두 달랐다. 호주오픈에서는 킴 클리스터스(28, 벨기에, 세계랭킹 30위)가 정상에 등극했고 롤랑가로 프랑스오픈에서는 리나(30, 중국, 세계랭킹 9위)가 최종 승자였다.
'제2의 나브라틸로바'로 불리고 있는 페트라 크비토바(22, 체코, 세계랭킹 2위)는 윔블던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US오픈의 히로인은 사만사 스토서(28, 호주, 세계랭킹 5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빅토리아 아자렌카(23, 벨라루스, 세계랭킹 1위)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호주오픈 정상에 올랐다. 특히, 아자렌카는 결승전까지 단 두 세트만 내주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아자렌카는 결승전에서 마리아 샤라포바(25, 러시아, 세계랭킹 3위)를 손쉽게 제압했다. 서브, 백핸드, 스트로크 그리고 경기운영까지 빈틈이 없었다.
아자렌카는 이번 대회를 통해 기량이 급성장했음을 증명해냈다. 워즈니아키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선 아자렌카는 오는 5월에 열리는 롤랑가로 프랑스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에서 다승을 거둔 선수는 없었다. 아자렌카의 진가는 앞으로 열리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와 프랑스오픈에서 검증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빅토리아 아자렌카 (C) 호주오픈 공식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