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강산 기자] 배구에서 블로킹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 상대 공격을 1차적으로 막아내는 수비가 블로킹이기 때문이다. 높이와 타이밍을 갖춘 블로킹은 이기는 경기를 위해 매우 유용한 요소가 된다.
중앙을 사수하는 센터는 블로킹은 물론, 전광석화와 같은 속공으로 상대의 허를 찌른다. 또한, 이들은 중요한 고비처에서 승부의 흐름을 뒤집는 블로킹을 잡아낸다. 날개 공격수와 비교해 득점은 많이 올리지 못하지만 센터가 강한 팀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남자부>
이선규(200cm, 89kg, 2005~현대캐피탈)
'장신 군단' 현대캐피탈의 주전 센터다. 블로킹 높이는 물론, 탁월한 타이밍 감각을 가졌다. 최근 부상으로 인해 기량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이선규의 기록은 V리그 센터들 중 가장 화려하다. 2005년 원년리그부터 2007년까지 블로킹 상을 수상했고 2006~2007 시즌에서는 기량 발전상을 받았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블로킹 상을 수상한 이선규는 2010년 12월 21일 개인통산 500개 블로킹을 잡아냈다.
이선규의 장점은 높이와 순발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상 이후 예전에 보여준 기량이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도 부상으로 인해 전반기 리그를 뛰지 못했다. 부상에서 회복된 뒤,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방신봉(198cm, 89kg, 2005 현대캐피탈 2006~2008 LIG 손해보험, 2009~ KEPCO)
'거미손'이라 불리고 있는 블로킹의 달인. 홍익대 시절부터 탁월한 블로킹 실력으로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현대캐피탈 입단 뒤, LIG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된 방신봉은 2008년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다시 현역 무대에 복귀해 KEPCO의 유니폼을 입었다.
방신봉은 이선규와 함께 리그 최고의 블로커로 평가받고 있다. 2006~2007 시즌, 블로킹 상과 베스트 세리머니 상을 받았다. 방신봉은 2010~2011 시즌에서는 블로킹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국내 센터들 중, 블로킹 손모양이 가장 예쁘다고 평가받는다. 신장은 2m에 미치지 못하지만 팔이 길고 손도 커 블로킹하기에 유리한 신체조건을 지녔다. 올해로 37세의 '백전노장'이 됐지만 여전히 독특한 세리머리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신영석(198cm, 92kg, 2009~드림식스)
국내 센터들 중, 최고의 공격력을 갖췄다. 그리고 올 시즌 블로킹 1위를 달리면서 '전천후 센터'로 거듭났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드림식스에 입단한 신영석은 국가대표 주전 센터로 기용됐다. 2009~2010 시즌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0~2011 시즌은 페어플레이 상을 받았다.
다른 센터와 비교해 배구를 일찍 시작한 점이 신영석의 장점이다. 날개 공격수 경험도 있어 공격 능력이 뛰어나다.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블로킹이 문제점으로 지적받았지만 올 시즌 블로킹 1위에 오르면서 V리그 최고의 센터로 발돋움했다.
<여자부>
김세영(190cm 73kg, 2000~ KGC인삼공사)
김세영은 입단 당시 국내 최장신 센터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03년부터 꾸준히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있다. 블로킹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V리그 역대 최다 블로킹 기록 역시 김세영의 몫이다. 지난 시즌 통산 400블로킹을 돌파했다.
2008~2009시즌은 김세영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시즌이었다. 센터의 필수조건이라 불리는 속공과 블로킹에서 김세영은 완벽했다. 속공 부문에서 48.76%의 성공률로 2위에 올랐고 블로킹 부문에서 세트당 0.831개를 잡아내며 당당히 1위에 올랐다. 2개의 블로킹만 더 나왔더라면 한 시즌 100블로킹을 돌파할 수도 있었다.
김세영의 최대 장점은 단연 블로킹에 있다. V리그 역대 최다 블로킹 1위라는 기록이 이를 말해준다. 이전까지는 블로킹 외에는 공격력이 약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속공 능력도 수준급이다. 올 시즌 역대 통산 2000득점을 돌파했다.
정대영(183cm 71kg, 2000~2007 현대건설, 2007~ GS칼텍스)
공격이면 공격, 블로킹이면 블로킹, 수비력까지 갖췄다. 그야말로 '전천후 센터'다. V리그 역대 통산 득점, 블로킹, 후위공격 2위(2650점 / 390 블로킹/635 후위공격득점)을 기록한 만능 공격수다. 통산 리시브 9위(1271개), 디그 8위(2137개)의 기록은 정대영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로 출범 원년인 2005시즌은 정대영에게 있어 최고의 해였다. 득점(경기당 평균 19.5점), 블로킹(세트당 0.743개), 수비(세트당 3.429리시브/5디그) 부문을 모두 휩쓸며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또한 정대영은 후위공격 부문에서도 3위에 올랐다. 마치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선수였다.
정대영의 최대 강점을 따로 꼽기는 힘들다. 득점상, 블로킹상, 수비상, 후위공격상까지 받아보지 않은 상이 없다. 지금은 세월 탓인지 예전만큼의 위력은 나오지 않지만 꾸준한 몸 관리와 성실함을 바탕으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양효진(190cm 69kg, 2008~ 현대건설)
양효진은 최근 2년 연속 블로킹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정상급의 센터로 성장했다. 2008년부터 꾸준히 국가대표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직 젊기에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세계적인 센터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한 선수다.
양효진에게 2010~2011시즌은 최고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양효진은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4.87득점 공격성공률 46.08%의 활약을 보였다. 특히 속공(성공률 49.23%)과 블로킹(세트당 0.813)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센터의 정석'을 선보였다. 그녀의 활약은 소속팀 현대건설을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으로 이끌었다.
양효진은 블로킹에 있어 국내 정상급으로 성장했다. 현대건설의 황현주 감독도 "블로킹에 있어 양효진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치켜세웠다. 지난 2년간 블로킹왕에 올랐고 올 시즌에도 세트당 1.053개의 블로킹으로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속공 능력은 물론 시간차 공격까지 소화 가능한 것도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한다. 물론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젊음'이다. 23세의 양효진은 지금 완전체로의 진화 단계에 있다.
[사진=이선규, 방신봉, 신영석, 김세영, 정대영, 양효진 ⓒ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