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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올스타전 특집④] V리그 역대 최고의 리베로 3人은?

기사입력 2012.01.06 09:4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그늘 진 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는 리베로는 고독한 포지션이다. 볼을 잡기 위해 한 경기 동안 셀수 없을 정도로 코트를 나뒹군다.

궂은일을 도맡고 있지만 화려한 공격수와 비교해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고 있다. 하지만, 리베로는 세터와 함께 가장 중요한 포지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 출범 이후, 한국 배구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이호(전 현대캐피탈)와 여오현(삼성화재) 같은 세계적인 리베로를 배출했다는 점이다.

<남자부>

이호(180cm, 80kg, 2005~2007 현대캐피탈, 현 현대건설 코치)


명지대 시절,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한 이호는 배구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당시 '수비 천재'로 불렸던 그는 리베로 제도가 생기면서 수비 전문 선수의 길을 걷게된다. 국가대표로 발탁된 그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공격을 절묘한 디그로 걷어내면서 '월드 리베로'란 호칭을 듣게 된다.

2005~2006 시즌에서 현대캐피탈이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숀 루니(전 현대캐피탈)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기 때문이다. 루니가 공격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면 뒤에서 굳은 일을 처리했던 이는 이호였다.

팀에게 우승을 안긴 이호는 해외 진출을 노렸지만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 은퇴를 선언하고 코트를 떠났지만 2007년 1월, 2연패를 노리는 팀을 위해 현역에 복귀했다. 볼을 쫓아가는 순발력과 디그 실력은 역대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여오현(175cm, 71kg, 2005~삼성화재)

이호의 뒤를 이어 '월드 리베로'란 칭호를 이어받았다. 원년부터 삼성화재에서 뛰면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홍익대 시절, 이호처럼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한 그는 작은 신장 때문에 리베로로 전향했다. 공격에 대한 미련을 버렸지만 여오현의 선택은 최고의 결과로 이어졌고 세계적인 리베로로 성장했다.

여오현이 리베로 부분에서 남긴 기록은 독보적이다. 원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 리베로 상을 수상했다. 2009~2010 시즌에는 수비(리시브+디그) 5000개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리베로 상을 품에 안았다.

이호가 수비와 디그에서 강세를 보였다면 여오현은 서브리시브도 탁월했다. 수비가 좋은 동료들이 많았던 점도 여오현의 어깨를 덜어주었다. '배구 도사' 석진욱(36)과 함께 올 시즌까지 삼성화재의 조직력을 이끌고 있다.

최부식(180cm, 81kg, 2005~대한항공)

여오현과 함께 오랫동안 V리그 리베로로 활약해왔다. 뛰어난 공격수들이 많은 대한항공에서 최부식의 역할을 더욱 중요했다. 대한항공이 강팀이 되는데 '숨은 공신' 중 한 명이다.

최부식은 현역 리베로들 중, 여오현과 함께 수비 5000개를 달성한 선수다. 지난 2010~2011 시즌 이 기록을 달성한 그는 수비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대한항공 수비의 '핵'은 곽승석이다. 팀의 리시브는 물론,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고 있는 곽승석은 현재(6일 기준) 서브리시브 1위와 수비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곽승석과 최부식이 만들어가는 수비 라인이 있었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우승후보로 거듭날 수 있었다.

<여자부>

구기란(170cm, 64kg, 2005~2008 흥국생명)


프로배구 출범 이후, 여자배구 최고의 리베로로 남아있다. 흥국생명의 '황금시대'를 이끈 핵심멤버이자 맏언니였던 그는 팀이 2년 연속 우승(2005~2006, 2006~2007)을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당시 흥국생명의 주전 멤버는 리베로 구기란, 센터 진혜지, 전민정, 세터 이영주, 레프트 김연경, 케이티 윌킨스(2006~2007 시즌에 활약한 미국 출신 외국인 선수), 라이트 황연주로 구성돼있었다. 당시 흥국생명은 '미녀 군단'이라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누렸다.

리시브와 디그 능력을 고루 갖춘 구기란은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서브리시브 상과 디그 상을 수상했다. 2007~2008 시즌을 마친 후, 결혼과 함께 현역에서 은퇴했다.

남지연(170cm, 61kg, 2005~GS칼텍스)

프로 출범 원년부터 지금까지 GS칼텍스의 수비를 도맡고 있는 터줏대감이자 국가대표 주전 리베로다. 몸을 사리지 않는 디그가 장기인 그는 서브리시브도 뛰어나다.

남지연은 현역에서 뛰고 있는 리베로들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005년 원년에 리베로 상을 받았고 총 4번에 걸쳐 수비상을 수상했다. 2009~2010 시즌에서는 수비 5000개의 위업을 달성했다.

남지연의 장점은 수비 위치선정과 볼 컨트롤 등, 수비수로서 갖춰야할 기술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경쟁자인 김해란(도로공사)을 제치고 국가대표 주전 리베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해란(167cm, 57kg, 2005~한국도로공사)

남지연과 함께 여자부 최고의 리베로로 활약하고 있다. 팬들에게 '미친 디그'로 불릴 정도로 상대 공격을 걷어 올리는데 남다른 기량을 가졌다. 수비와 조직력을 강조하는 도로공사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김해란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수비상을 수상했다. 2009~2010 시즌에는 남지연과 함께 수비 5000개 고지를 정복했다.

김해란은 올 시즌도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서브리시브와 수비 1위를 달리고 있고 디그에서는 전유리(흥국생명)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디그와 비교해 서브리시브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올 시즌은 이 부분 1위를 달리며 이러한 우려는 말끔히 씻었다.

[사진 = 이호, 여오현, 최부식, 구기란, 남지연, 김해란 (C) 한국배구연맹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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