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val] 삼성 류중일 감독이 최근 의미 있는 말을 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2012시즌 최대 호적수로 선동렬 감독의 KIA를 꼽은 것입니다. 이미 내년 시즌 구상에 돌입한 류중일 감독으로선 이렇게, 저렇게 계산을 해봐도 결국 KIA가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출 것이라는 계산을 한 모양입니다.
실제 KIA는 돌발 변수가 없다면 내년 시즌 삼성과 함께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팀일 것입니다. 올 시즌에도 줄부상이 없었을 경우 삼성과 볼만한 싸움을 할 수 있었습니다. 부상 도미노가 터지기 직전 전반기까지 1위를 질주하던 팀이 KIA였으니까요. 삼성은 전반기 막판 로페즈와 트레비스가 떨어져나가기 전 KIA와의 3연전 두 차례서 모두 1승 2패로 밀려난 바 있습니다. 분명 투수진의 외부돌발 변수가 없는 KIA는 강팀입니다.
그러나 KIA만 그런 게 아닙니다. 두산도 투수진만 재정비하면 언제든 우승권으로 치고 오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강한 팀이라도, 소위 말하는 꼬이는 게임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두산은 지난 5월 그런 게임이 유달리 많았습니다. 힘에서 상대에 밀린 게 아니라, 그런 식으로 패배가 쌓이며 뒷걸음질 치다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SK와 롯데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SK는 확실히 예년에 비해 전력이 떨어졌습니다. 정대현과 이승호, 임훈을 롯데에 내주는 대신 조인성, 허준혁, 임경완 등을 받아온 내년 시즌의 물음표도 많습니다. 그러나 부상자 없이 결속만 된다면 가장 무서운 팀이 SK입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일정 부분 드러난 바 있었습니다. 롯데도 이대호와 임경완, 장원준 등이 빠져나갔지만, 이승호, 정대현, 임훈 등을 영입해 오히려 투타의 짜임새는 나아졌다는 평가입니다.
과연 류 감독 발언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액면 그대로 KIA를 경계하고 있다는 뜻도 되고, 아마도 특정 팀을 거론해 삼성 선수들의 긴장감을 높여주기 위한 의도일 듯합니다. 어쨌든, 삼성이 내년 시즌 왕좌를 지킬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건 매우 흥미로운 일일 것 같습니다.
김준영 기자 kjy@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