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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서울 0-0 무승부‥ 서울 '13번째 무승부'

기사입력 2007.10.08 06:03 / 기사수정 2007.10.08 06:03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탄천, 박형진 기자]

선두 탈환을 노리는 성남 일화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서울 FC가 맞붙은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경기에서 양 팀은 골을 기록하지 못한 채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49점을 확보한 성남은 승점 50점 수원에 1점차로 뒤지며 1위 수성에 실패하고 2위로 주저앉았다. 한편, 서울은 승점 34점으로 5위를 유지했지만 6위 인천과의 승점 차이를 더 벌이지 못하며 다음 인천전을 준비해야한다.

한편, 같은 날 열린 부산과 대구의 경기는 대구의 4-1 대승으로 끝났고, 전북과 전남은 한 골씩 주고받은 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성남 '확실한 체력관리' vs 서울 '가용한 최강전력'

성남은 빡빡한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치른 후 체력관리를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팀의 핵심전력인 김두현과 모따가 경고누적으로 빠진 상황에서 과감하게 박진섭, 이따마르를 빼고 조용형과 김동현을 투입했다. 김두현의 빈 자리에는 최근 올림픽대표팀에서 제외된 한동원을 내세웠다. 우라와 레즈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앞둔 인천전에도 주전급 선수를 그대로 내보낸 김학범 감독으로서는 의외의 선발진이었다.

한편, 급한 마음의 서울은 가용한 최강의 전력을 선발로 내보냈다. 외국인 선수 세 명이 모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울은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박주영,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성용과 이청용을 모두 투입하며 승리에의 의지를 피력했다. 승점 33점으로 불안한 5위를 유지하고 있는 서울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 성남전은 놓칠 수 없는 한 판이었다.

서울은 전반 초반부터 공격적인 모습으로 성남을 압박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돌아온 천재' 박주영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박주영은 완전히 경기감각을 찾은 듯 이 날 K리그 3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김영철을 제치고 멋진 슈팅을 선보이기도 하는 등 서울의 공격을 주도했다. '맨유가 주목하는 기대주' 기성용은 최근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미드필더에서 폭넓게 움직이며 성남을 압박했고, 덕분에 성남은 역습 상황에서도 좀처럼 치고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성남의 방패, 진가를 발휘하다

이따마르, 모따, 김두현이 빠진 성남의 공격진은 확실히 위협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김두현 대신 출전한 한동원은 김두현처럼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지 않았고, 덕분에 생긴 중원의 공백 때문에 성남은 서울의 줄기찬 공세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박진섭 대신 출전한 조용형은 선배보다 더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김동현은 이따마르와 같은 순발력과 돌파력을 가진 선수가 아니었다. 전반전 성남의 공격은 지휘자가 없는 오케스트라처럼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때 힘을 발휘한 것은 성남의 수비였다. 서울은 박주영, 이상협을 위시해 네 명의 선수가 최전방에서 공격에 가담하는 총공세를 취했지만, 결정적인 찬스들이 성남의 호수비에 차단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김영철-조병국은 서울의 활발한 위치이동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리를 굳게 지켰고,그들을 넘어 골문으로 향하는 공은 모두 김용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특히 전반 23분, 이상협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골키퍼 앞 1대1찬스가 김용대의 선방에 막힌 것은 성남 '방패'의 진수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성남 방패의 힘은 공격에도 이어졌다. 계속되는 찬스가 막히면서 서울의 공세는 전반 중반 이후 느슨해진 모습을 보였고, 이 틈을 성남이 놓치지 않았다. 특히, 최성국은 날쌘 몸놀림으로 서울 수비를 무너뜨리는 선봉장 역할을 했고, 전반 41분 김병지와 1대1 찬스를 맞이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서울의 공세나 느슨해지자 장학영과 조용형의 공격가담이 활발해졌고, 김병지 골키퍼는 한껏 바빠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모두가 기다렸던 골은 터지지 않았고, 이렇게 전반전은 0-0으로 마무리되었다.

중원 싸움에서 '한 방 싸움'으로

성남은 후반전 들어 한동원을 좀 더 공격적인 위치에 두어 중원 싸움보다 최전방에서의 한 방을 노리는 모습이었다. 덕분에 경기는 중원 싸움 대신 양 팀이 한 방씩 주고받는 일진일퇴의 형식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서울의 공격은 전반과 마찬가지로 성남의 호수비에 막히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이 점은 김동현이 아쉬운 찬스를 놓친 성남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김학범 감독이 먼저 칼을 빼들었다. 후반 15분, 남기일과 한동원을 빼고 이따마르와 김민호를 투입한 것. 이따마르와 김동현을 함께 뛰게 하면서 공격에 좀 더 주력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성남은 이로서 사실상 네 명의 공격수가 전방에서 골을 노리는 총공세를 취한 셈이었다.

귀네슈 감독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급하게 한 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해야했다. 후반 20분, 수비수 김치곤이 부상으로 더 이상 뛰지 못하면서 박용호를 교체출전시킨 것. 각각 공격과 수비에서 변화를 꾀한 양 팀은 승점 3점을 가져다 줄 '한 골'을 노리며 열띤 경기를 펼쳤다. 서울은 박주영을 중심으로 하는 빠른 템포의 공격이 여전히 위협적으로 성남 수비진을 위협했고, 새로 투입된 이따마르는 뛰어난 개인기로 서울 수비진을 휘젓기 시작했다.

결국 터지지 않은 '한 방'

'한 방 싸움'은 후반 막판으로 갈 수록 치열하게 전개되었고, 양 팀 감독은 지친 선수를 교체하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37분, 성남은 지친 김철호 대신 손대호를 투입했고, 서울은 전방에서 활발히 골문을 노린 이상협 대신 김동석을 투입했다.

주전을 총동원하며 전반부터 밀어붙인 서울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이 틈을 노려 성남은 공세를 취하며 서울의 골문을 두드렸다. 교체투입된 이따마르와 김민호가 별 다른 찬스를 잡지 못한 반면, 최성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최성국의 활약 덕분에 슈팅수에서 전반전 3대 6으로 열세를 보인 성남은 후반들어 이 열세를 극복하고 슈팅수에서도 앞서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결국 한 방은 터지지 않았다. 비에 젖은 그라운드에서 혈전을 벌인 두 팀은 아쉬움을 남긴 채 승점 1점에 만족해야했다.

사진 : 김세훈 기자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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