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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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PO 5차전 중계방송 중단의 아쉬움

기사입력 2011.10.24 10:25 / 기사수정 2011.10.24 10:25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정규방송 관계로 프로야구 중계를 여기서 마칩니다. 경기 결과는 스포츠뉴스 시간에 확인 바랍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프로야구 중계가 케이블TV 없이 공중파로 중계됐을 때에는 위와 같은 아나운서들의 멘트가 나오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물론 이에 대해 많은 야구팬이 아쉬움을 느낄 법 하지만 중계 시설이 현재와 같지 않았던 당시에는 “그래도 공중파니까 야구만 중계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고 이해를 했던 시기였다.

케이블TV 방송이 활성화된 현 시점에서 위와 같은 멘트를 더 이상 듣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정규방송' 타령은 이제 1980~90년대 이야기가 됐다.

그런데 23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는 참으로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한동안 공중파 방송에서 들을 수 없었던 ‘정규방송’ 이야기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러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 5차전은 양 팀 모두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4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소비했다. 물론 정규시즌이라면 3시간 내외의 경기시간 안에서 승부가 결정날 수 있었다. 그러나 단기전인 가을잔치에서는 투수 교체 타이밍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승패를 결정한다. 당연히 승부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바로 여기서 변수가 발생했다.

문제는 9회 말 투 아웃 상황에서 해당 중계방송사가 다음 방송 스케줄로 인하여 중계방송을 중단했다는 데에 있었다. 이에 야구를 시청하던 팬들은 9회 말 스리 아웃 상황까지 못 보는, 다소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케이블 TV를 통하여 나머지 경기를 본 이들도 있었지만 그 순간을 놓친 이들은 마지막 타자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는 장면을 놓쳐야 했다. ‘중계방송 중단’ 시점에서부터 마지막 타자가 제3아웃을 당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분 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공중파 TV의 프로야구 중계는 야구팬들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 시청권’에 위배될 수 있다. 전 국민이 야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종료 3분여를 앞두고 갑작스레 중계를 중단한 점(그로 인한 양해 자막 없이 급하게 중계를 중단한 점), 긴 경기 시간을 의식하지 못한 채 이렇다 할 대비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이후 방영될 프로그램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중계를 중단하게 된다면 ‘케이블 TV를 통하여 계속 중계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단 한 줄의 자막이라도 중계화면에 내보냈어야 했다.

물론 가을야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리고 앞으로 몇 번의 ‘공중파 중계’가 이어질지 모를 일이다. 중계권을 지닌 각 방송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1980~90년대의 ‘정규방송’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중계 배정에 힘썼으면 한다. 야구장에 오는 팬들만 야구를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보편적 시청권이란?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민의 관심이 높은 행사에 대한 시청권을 보장하는 말.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한 방송사의 독점 중계방송으로 인해 크게 이슈가 됐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의 관심이 높은 행사에 대한 시청권에 대해 추가로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수신할 수 있는 서비스’로 정의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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