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최근 이강인을 둘러싼 비판들은 모두 개인의 억지 의견이었다.
정작 파리 생제르맹(PSG) 관련 소식을 잘 파악하고 있는 프랑스의 유력지는 이강인의 내부 평가가 좋다며 이강인을 두둔했다.
프랑스 매체 '프랑세 블뢰 파리' 소속 언론인 브루노 살로몽은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인 '100% PSG 라 트리뷴'에 출연해 "이강인에 대한 논쟁거리를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PSG 캠퍼스(PSG의 홈구장)에서 이강인이 약간 자만심에 빠진 것 같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면서 "이강인은 자신을 특별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는 평범한 선수지만 마치 자신이 스타 플레이어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것이 우리에게 들려오는 소식이다. 이강인은 마우로 이카르디, 레안드로 파레데스, 리오넬 메시처럼 일부 PSG 직원들에게 무례했던 선수들과 같은 범주에 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그는 현실로 돌아올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강인의 인성 논란과 함께 경기력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프랑스 언론이자 축구해설가로도 활동 중인 피에르 메네스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강인이 특별 대우를 받는다며 이강인이 PSG에서 뛸 만한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메네스는 "PSG 선수단 중 일부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대우를 보면 짜증이 난다"며 "특히 이강인이 선발로 출전하거나 교체로 경기에 나서는 것을 볼 때마다 그렇다. 그는 PSG에서 뛸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또 "이강인의 플레이는 무색무취하고 무의미하다"면서 "이강인은 전진성 있는 플레이를 하지 못한다. 그는 아슈라프 하키미에게 패스를 넘기기 위해 왼발을 사용하는 게 전부"라며 이강인이 하키미에게 패스를 건네는 것 외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프랑스 매체 '풋01'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PSG에서 이강인을 1년 반 동안 높게 평가했지만 PSG 직원들의 의견은 만장일치가 아니"라면서 "이강인을 비판하는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도 있다. 이강인은 PSG 캠퍼스 내에서만 인정받지 못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비판을 받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강인이 PSG 내부에서 평가가 좋지 않다거나, 훈련장에서 구단 직원들에게 무례하게 행동한다는 것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을 향한 비판과 비난이 과열되자 PSG 내부 소식을 잘 아는 프랑스의 유력지가 이강인을 두둔하고 나섰다.
프랑스 유력지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은 구단 직원들에게 거만한 태도를 보이는 선수가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라면서 "이강인의 인간적인 자질은 구단 내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며 살로몽의 주장과 달리 이강인은 인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PSG 관련 소식을 전하는 'PSG 인사이드'도 살로몽의 발언을 두고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검증되지 않은 일로 누군가를 비난하는 일은 쉽다"고 반박했다.
'PSG 인사이드'는 "주장과 반대로 이강인은 예의 바르고 친절하며, 감사할 줄 알고 상대방을 존중한다"면서 "나 역시 어떤 선수를 두고 그가 거만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것은 단지 사람들을 속이면서 한 사람을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는 것"이라며 살로몽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강인이 PSG 수준이 아니고, 현재 PSG에서 특혜를 받고 있다는 메네스의 주장은 기록으로 반박이 가능하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PSG가 치른 리그 16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선발 출전은 9경기, 출전 시간은 908분이다. 이강인이 PSG의 붙박이 주전이 아니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엔리케 감독은 자신의 입으로 특정 선수들에게 기회를 몰아주는 유형의 감독이 아니라고 말할 정도로 로테이션을 중요시하는 사령탑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강인은 길지 않은 출전 시간에도 리그 6골 2도움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더라도 장기인 송곳 패스를 통한 기회 창출로 승리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 그 덕에 이강인이 공격 포인트 없이도 높은 평점과 호평을 받는 경기가 종종 있다.
평점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축구 매체 '스코어90'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1(리그앙)에서 7.66점의 평점을 기록 중이며, 이는 전체 평점 3위에 해당한다. 이강인의 위에는 PSG 동료인 아슈라프 하키미(7.99점)와 우스만 뎀벨레(7.77점)만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리그앙 사무국은 이강인이 전반기에 보여줬던 활약을 인정해 이강인을 전반기 베스트 일레븐 미드필더 부문 후보에 올렸다. 이강인은 라얀 체르키(올랭피크 리옹), 아드리앙 라비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이상 올랭피크 마르세유), 데니스 자카리아, 엘리세 벤 세기르(AS모나코) 등 이번 시즌 리그앙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게 됐다.
오히려 이강인의 지난 시즌 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시즌 이강인이 PSG 내부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지난해 RCD마요르카(스페인)를 떠나 PSG에 입단한 이강인은 팀에 적응할 새도 없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국가대표팀에 합류해야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뒤 드디어 자리를 잡나 싶었는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인해 한 달여 동안 자리를 비웠다.
경쟁을 위해 중요한 첫 시즌에 두 달이나 자리를 비웠음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은 PSG에서 맞은 두 번째 시즌에 당당히 주전 경쟁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강인이 갖고 있는 재능의 크기가 크고, 그 재능을 폭발시킬 수 있는 능력 역시 뛰어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