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조명가게' 강풀이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작가 강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강풀은 동명의 웹툰 원작자로서 드라마화 한 '조명가게'의 극본을 담당하기도 했다.
1위 '무빙'에 이어 디즈니+의 최고 시청 기록 2위를 기록한 '조명가게'에 대해 강풀 작가는 "많이 기쁘다. '조명가게' 이야기 자체가 낯선 방식이지 않나. 앞부분 인물 하나하나 짚고, 시작할 때부터 진짜 이야기는 5화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걱정이었던게 1~4화동안 시청자가 잘 따라와야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텐데 싶었다. 위험한 시도일 수 있었는데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시청자분들이 다 따라와주시고 좋은 결과까지 나왔다고 하니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무빙'은 로맨스도 있고 진입장벽이 낮은데, 호러물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한다. 호러물을 영화에 가장 적합한 장르같다. 귀신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맥이 풀리는 것 같다. 그래서 귀신들이 초능력도 갖고 그러지 않나. 저는 그런 쪽으로 가고싶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배우에서 감독으로 협업하게 된 김희원에 대해서는 "정말 대화를 많이 했다. 제가 새벽에 출근하는 편인데 집과 집 거리가 먼데도 불구하고 하나라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찾아와서 이야기하더라"라며 "제가 딴 얘기를 하는가 싶으면 다시 '조명가게' 이야기로 돌아오게 하고, 머릿 속에 '조명가게' 밖에 없었다"라며 그를 신뢰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빙'에서 김희원 감독님이 했던 역할이 어려웠을 거다. 초능력이 없고 가장 일상적인 사람을 연기하지 않나"라며 "첫 크랭크에 현장에 갔을 때 감독님이 연기하는 걸 봤는데 인상 깊었다. 출연진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등을 아우르는 게 진짜 학교 선생님 같더라. 그 때부터 끌렸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명가게'가 이후에 나오는 모든 호러 드라마의 기준이 되고 싶었다는 야망이 있었다"라며 숨겨둔 바람을 꺼냈다.
이어 "'조명가게'가 제일 잘났다는게 아니다. 재밌다, 재미없다의 판단보다는 기왕이면 작품을 하는데 하나의 기준이 됐으면 좋겠다 싶었다"라며 "저는 '모래시계'가 아직도 제일 재밌다. 대단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한 10년 뒤에 딸, 아들이 커서 보더라도 '재밌었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런 드라마를 하고 싶었고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웹툰작가로서의 본업을 보기는 힘든 것일까. 강풀은 "'무빙' 때만해도 잠깐 딴 일 하는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제가 (극본 작가를) 언제까지 할 지 모르겠지만 '만화로 돌아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도망다닌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극본 쓰는 게 너무 재밌다. 힘든 건 웹툰과 똑같은데 더 재미가 있더라. 최근에는 직업으로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막연하게 힘들 때마다 만화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하긴 한다. 하지만 제한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극본 작가로서의 몰입을 전하기도 했다.
'조명가게'는 현재 디즈니+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엑스포츠뉴스 DB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