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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손인호,'애증'의 부산을 뒤로 하다

기사입력 2007.07.30 23:33 / 기사수정 2007.07.30 23:33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손인호(32. LG 트윈스. 사진)는 신명철(29. 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비난을 너무나 많이 받았던 선수 중 한 명이다. 정확한 배팅능력을 갖췄음에도 찬스 상황에서 범타와 헛스윙으로 물러나며 부산 팬들의 원성을 샀다.

손인호는 지난 29일 사이드암 박석진(35)과 함께 LG로 둥지를 옮겼다. 공교롭게도 LG는 롯데 시절의 스승 양상문(46) 투수코치가 몸담은 팀. 양상문 코치는 롯데 사령탑 시절이던 2004~2005년 손인호를 5번 타자로 중용하며 많은 애정을 쏟았다.

손인호는 지난 2년간의 부진으로 LG와 롯데의 2:2 트레이드(최길성, 최만호 : 박석진, 손인호)의 중심에서 빗겨간 인상이다. 과연 그는 트레이드 설움을 딛고 옛 스승의 현 소속팀에서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투, 타 만능 엘리트

손인호는 경남고-고려대를 거치며 국가대표를 역임했던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다. 94년 당시 고려대 故 최남수 감독은 배명고 김동주(32. 현 두산 베어스)와 손인호를 고려대의 차세대 기둥으로 점찍어뒀다.

손인호는 기대에 어긋남 없이 김동주와 함께 고려대를 대학 야구 강호로 이끌었고 98년 계약금 1억 8천만 원, 연봉 2천만 원에 고향팀 롯데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계약금 1억 8천만 원은 2차 지명 선수 역대 최초의 억대 계약금이었다.

프로 입단 후 '투수로 뛰느냐, 타자로 뛰느냐?'의 기로에서 방황하느라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손인호는 상무 제대 후 2003년 .278 4홈런 42타점의 좋은 성적으로 팀의 주전타자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04년 양상문 감독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롯데 타선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손인호는 2004년 .284 5홈런 42타점의 성적을 기록하며 자신의 시즌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그러나 팬들의 원성은 손인호에게 쏟아졌다. 부담없이 휘두를 땐 '4할 타자' 나 다름없었다. 반면 찬스에선 '1할 타자'로 돌변했기 때문.

롯데 팬들은 2,3루에 주자를 둔 찬스 상황에서 손인호가 나오면 마음속으로 '설마'를 외쳤다. 그러나 '역시'를 되뇌며 손인호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반대로 손인호는 2 아웃 주자 없을 때는 안타를 곧잘 뽑아내 팬들의 비아냥을 샀다.

당시 주자 없는 2 아웃 상황은 '니노 타임'이라고 불렸다. 롯데 팬들에겐 가슴이 찢어지는 순간이었고 손인호에겐 타율 올리기에 좋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당시 롯데 타선에서 손인호만큼 타격이 정확한 국내 타자는 찾기 힘들었다. 양상문 감독이 그를 기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2006년 강병철 감독이 부임하면서 손인호는 제자리를 잃고 표류했다. 이승화, 황성용, 김문호 등 젊고 빠른 외야수들이 치고 올라왔고 두산에서 데려온 최경환도 외야에 가세했다. 올 시즌도 .130 2타점에 그치는 부진으로 결국 정든 고향팀을 떠나게 됐다.

LG 행은 마지막 기회

LG의 외야경쟁은 롯데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다. 외국인 타자 페드로 발데스가 지명타자로 뛴다고 해도 박용택, 이대형, 정의윤 등은 손인호보다 팀 내 입지, 나이, 운동능력면에서 우위에 있다. 발 빠른 오태근, 황선일 등도 외야 빈자리가 생기면 득달같이 달려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손인호가 그나마 우위에 있는 것은 투수 출신의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구능력 정도. 경기 감각도 많이 떨어져 있어 손인호에게 갑작스런 LG 행은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손인호는 투, 타 만능의 천재 소년으로 불리며 각광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양상문 코치가 감독시절 손인호를 중용한 것은 그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과연 손인호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도 있는 잠실벌에서 뒤늦게나마 제 기량을 떨칠 수 있을까. 

<사진=LG 트윈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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