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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 '롤러코스터 추락'…레드불 합류에 축구팬 격분→"팬들 심장에 비수", "영혼을 팔아?" 비난 폭발

기사입력 2024.10.10 15:24 / 기사수정 2024.10.10 15:24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세계적인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이 레드불 사단에 합류하자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9일(한국시간) "위르겐 클롭의 새로운 직장은 축구 로맨티스트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라고 보도했다.

독일 출신 위르겐 클롭 감독은 전 세계 축구 팬들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감독 중 한 명이다. 그는 마인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리버풀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떠올랐다.

클롭 감독은 2023-24시즌까지 리버풀을 이끈 뒤 현재 현장에서 물러나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최근 클롭 감독에 대한 여론이 심상치 않다. 클롭 감독에게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는 그가 최근 레드불 글로벌 축구 책임자 자리를 맡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클롭 감독은 라이프치히(독일),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뉴욕 레드불스(미국)를 포함한 레드불 산하의 모든 축구 클럽의 국제 네트워크를 책임질 예정이다. 클롭은 코칭 문제, 경기 철학, 선수와 감독 개발 및 이적에 관해 각 구단들에 조언을 제공해야 한다.

레드불 풋볼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클롭은 레드불의 새로운 역할로 축구계에 복귀할 것이다. 2025년 1월 1일부터 레드불의 글로벌 축구 책임자로 새로운 역할을 맡을 것이다. 리버풀에서 성공을 거둔 뒤 감독직을 내려놓은 후 맡는 첫 직책"이라며 "클롭은 레드불 클럽들의 국제 네트워크를 책임질 것이다. 일반적인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으며 전락적 비전을 제공하고, 철학을 발전시키는 걸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클롭 감독은 레드불과의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을 거의 25년이나 했는데,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너무 기쁘다. 역할은 바뀌었을지 몰라도 축구와 지금의 경기를 만드는 열정은 바뀌지 않았다. 글로벌 수준에서 레드불에 합류함으로써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놀라운 재능을 개발하고, 개선하고, 지원하고 싶다"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이어 "레드불이 보유하고 있는 뛰어난 지식과 경험을 다른 스포츠 산업에서 배우는 등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함께라면 무엇이 가능한지 발견할 수 있다. 내 역할을 주로 레드불 클럽의 코치와 경영진을 위한 멘토로 보고 있지만궁극적으로는 독특하고 혁신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조직의 일부로 본다. 이것보다 더 흥분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궁극적인 목표는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보인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클롭은 향후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맡을 수 있는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율리안 나겔스만이 대표팀을 떠나면 클롭이 독일 대표팀 사령탑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클롭 감독이 레드불 사단에 합류하자 독일 축구 팬들과 언론이 클롭 감독을 거세게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그들은 존경하던 클롭 감독이 독일 축구계를 어지럽히고 있는 레드불 축구 책임자가 된 것에 큰 배신감을 느꼈다.

세계적인 에너지 드링크 회사인 레드불은 2009년 당시 독일 5부리그 클럽이던 SSV 마르크란슈테트을 인수한 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2016년 1부리그인 분데스리가 승격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독일 축구계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독일 프로축구엔 '50+1'이라는 규정이 있는데, 이는 비상업·비영리단체가 구단 지분 51% 이상을 보유하게 만들어 과반수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팬들이 팀에 전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팀이 외부 자본으로부터 흔들리는 것을 막고 있다.



레드불은 이를 교묘히 빠져나갔다. 레드불은 자체 최대인 49%의 지분을 보유한 뒤, 나머지 51%의 지분을 레드불 고위인사를 포함 십여 명의 관련자들에게만 팔아 의결권을 장악, 자신들의 공격적인 투자를 막을 여지를 사실상 없앴다.

또 레드불은 RB라이프치히의 'RB'가 기업명 표기 금지 규정에 제재를 받자 '레드불(Red Bull)'이 아닌 독일어 '라젠발(RasenBall)'의 약자라고 해명했다. 직역하면 '잔디 공'이라는 뜻인데, 레드불의 약어 RB를 구단명에 쓰기 위한 술수로 지적 받고 있다.

레드불이 독일 축구 전통을 깨면서 승승장구해 분데스리가 강호로 거듭하자 라이프치히는 독일 현지 팬들 사이에서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그렇기에 라이프치히 경기 때마다 상대팀 팬들이 라이프치히와 레드불을 비판하는 걸개를 드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이처럼 독일 축구 팬들이 싫어하는 레드불 사단에 현재 독일 최고의 명장 클롭 감독이 합류하자 비난이 쏟아졌다. 독일 매체 '베를리너 차이퉁'은 "이 소식은 낭만주의로 축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뺨을 때리는 것과 다름이 없다"라며 "레드불에 합류하면서 클롭은 자신의 영혼을 팔았다"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날렸다.



영국 언론인 가디언도 클롭 감독에게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매체는 과거 "나도 레드불의 생각이 전통주의자들에게 얼마나 비판을 받고 있는지 알고 있으며, 나도 그 중 한 명이다"라고 비판했던 클롭 감독이 레드불 사단에 합류하자 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팬들은 클롭 감독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찾아가 댓글을 통해 "영웅에서 0으로", "기업에 영혼을 팔았다", "우리 모두 당신을 사랑했는데 멍청한 선택으로 모든 걸 파괴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며 실망감을 전했다.

팬들이 크게 분노했기에 가디언은 클롭 감독이 훗날 독일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을 표했다.

매체는 "율리안 나겔스만이 물러나면 클롭은 독일 축구대표팀에 지원할 수 있는 퇴사 조항이 있다는 보도가 있다"라며 "사회적 양심과 클럽이 기업이나 국가로부터 후원을 받는 것에 대한 분로를 고려할 때 팬들이 클롭을 원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라며 독일 축구 팬들이 이전과 달리 더 이상 클럽 감독을 원치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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