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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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팀페이지] 9.23 김준호 철퍼덕 사태, 해외토픽 감이다

기사입력 2011.09.24 12:01 / 기사수정 2011.09.24 12:01

김준영 기자

[revival] 순간적으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감쌌고, 당사자는 미안함에 그대로 그라운드에 얼굴을 파묻어버렸습니다. 한국 데뷔 후 처음으로 15승을 달성하게 된 김선우와 블론세이브 위기를 벗어난 페르난도는 지긋이 웃었습니다. 경기 후 두산 김광수 감독 대행은 "행운이 따른 승리였다"고 촌평할 정도였습니다.

23일 대전 한화-두산전. 명승부였습니다. 22일 한화에 완패한 두산은 23일 경기서 투수조 맏형 김선우의 15승을 위해서 전날 타선의 무기력함을 떨쳐냈습니다. 7회까지 7-2로 앞서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는데요. 한화도 곧바로 이어진 7회말 3점을 만회하더니 급기야, 9회말 2사 1,2루 찬스서 이대수의 좌익선상 안타가 터져 나왔습니다. 대전 구장이 용광로로 변한 건 당연한 일이었죠.

당시 2루 주자 장성호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습니다. 타구가 워낙 깊숙이 빠져 1루 주자까지 충분히 홈을 밟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실제 가르시아가 대주자 김준호로 교체된 상황이라 대전팬들은 김준호가 페르난도의 블론세이브를 확정해줄 것처럼 보였습니다. 두산 수비진은 1루에서 2루와 3루를 돌아 맹렬하게 홈으로 돌진하던 김준호를 보고 홈 송구를 사실상 포기하고 중계플레이 속도를 늦췄죠.

그런데, 여기서 엄청난 반전이 발생합니다. 바로 김준호가 홈을 밟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풀려 철퍼덕하고 넘어진 것이었죠. 두산 내야진은 이때다 싶어 냅다 홈으로 공을 던졌고, 다시 홈으로 발걸음을 옮긴 김준호는 아웃되고 말았습니다. 엄청난 반전에 대전 팬들은 충격과 공포에 빠졌습니다. 두산만 웃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죠.

김준호는 실제 사건이 일어난 후 민망함과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를 선배들이 위로를 해줬다고 하는데요, 필자가 보기엔 단순히 위로로 끝나선 안 된다고 봅니다. 물론 실수로 그랬다고 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보기엔 엄연히 ‘해외토픽’감입니다.

프로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습니다. 당장 한화는 이날 눈앞에 다가온 연장전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해 패배를 추가했고, 하루만에 6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습니다. 꼭 김준호의 퍽퍼덕 사건이 이날 패배의 100% 원인을 제공한 건 아닙니다. 그러나 꽤 결정적이었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 기본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아무리 실수였다고는 하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와서 갑작스럽게 근육이 뭉쳤다든지, 긴장했다는 식의 말을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변명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대주자를 충분히 훈련시키고 충분히 몸을 풀게 하지 못한 코칭스태프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김준호는 이날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앞으로 정말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충격을 받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충격은 털어내고, 독기를 품기 바랍니다. 그게 프로의 세계이고, 프로 선수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9.23 철퍼덕 사태, 결코 웃을 수 없는 해외토픽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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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기자 reviva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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