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주포 손흥민에 대해 "기복이 있다"고 대놓고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지난 19일(한국시간) 2024-2025 잉글리시 리그컵 코번트리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으나 후반 43분 제드 스펜스의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 브레넌 존슨의 역전 결승골이 터져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대회 64강에 탈락했던 토트넘은 이번엔 첫 판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2라운트 코번트리전을 이기면서 16강에 올랐다.
쉽지 않은 90분이었다. 2부리그 중하위권 팀을 상대로 참패할 뻔했다. 토트넘은 후반 막판까지 0-1로 뒤지고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등 공격 핵심 멤버들을 후반 교체투입하면서 간신히 이겼다. 방출 대상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제드 스펜스, 최근 부진으로 무수한 비판에 휩싸인 브레넌 존슨이 후반 막판 연속골을 넣어 뒤집기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초반 4경기에서 1승 1무 2패를 기록, 13위까지 순위가 추락한 상태다. 코번트리에 패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론이 급부상할 뻔했다. 일단 한숨 돌렸다.
다만 지난 15일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홈 경기 0-1 패배는 토트넘에 치명타가 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지난 시즌 아스널과의 홈 경기에서 2-3으로 질 때 큰 문제가 됐던 세트피스가 개선되질 않았다는 게 문제다. 이번 아스널전에서도 후반 중반 치명적인 시간대에 상대 센터백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에게 헤더 선제골을 얻어맞고 패했다.
경기 직후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세트피스 수비로 실점한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 발언한 반면, 주장인 손흥민은 직전 아스널전에 이어 또 다시 세트피스 수비로 패한 것에 분통을 터트리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서 대조를 이뤘다.
아울러 손흥민에 대한 경기력 논란이 불거졌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2라운드 에버턴전에서 멀티골을 뽑아냈으나 이후 뉴캐슬, 아스널 등 두 강팀과의 경기에선 유효슈팅이 연달아 없었다.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이 지난 3월 이후 득점이 거의 없다"며 선발 제외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토트넘이 우왕좌왕하는 중심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부재가 크다는 지적이다. 압박 뒤 공격을 물불 가리지 않는 한 가지 전술만 들고 나온 것이 치명타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히려 공격진 부진을 거론했다. 손흥민에 대해선 꾸준하지 못하다고 일침을 날렸다.
19일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가 더 발전할 여지가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선수들의 능력이 갖고 있는 최대치가 아니다"면서 "(올여름 이적한)도미니크 솔란케가 분명한 예다. 히샬리송은 아직 경기에 나서지도 않았다"고 변호했다. 솔란케는 지난 시즌 본머스에서 19골을 터트리며 화력을 뽐낸 뒤 지난달 이적료 1050억원에 토트넘에 왔지만 부상까지 당하며 4경기 무득점이다. 히샬리송 역시 부상으로 아직 선발로 뛸 상태가 아니다.
그렇게 선수들을 옹호했지만 손흥민에 대해선 쓴소리도 한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도 시즌 초반 기복이 있는 것 아니냐"며 "아직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결국 스트라이커를 볼 수 있는 두 공격수 솔란케와 히샬리송의 컨디션이 100% 돌아오면 좋은 공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둘이 돌아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며 "(부상 등으로)일관성을 줄 수 있는 포메이션을 아직 확실히 정착시키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공격에서의 유기적인 움직임 등이 떨어졌지만 이를 극복할 자원이 충분하다"고 했다.
결국 에버턴전을 제외하면 3경기 1골에 그치고 있는 공격력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면서도 손흥민에 대해선 물음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손흥민이 최근 코칭스태프의 세트피스 수비 부족을 지적한 적이 있는데, 공교롭게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의 기복을 거론하며 사실상 저격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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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