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다!" 외쳤던 김영웅, 히어로처럼 1군 복귀…생각 바꾸고 '감' 잡았다 [인천 현장]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좌타 거포 내야수 김영웅이 1군 무대 복귀전에서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스스로 몸 상태에 "자신 있다"고 외쳤던 이유를 곧바로 증명했다.

김영웅은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2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삼성이 9-13으로 패하면서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부상 복귀 첫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한 건 큰 수확이었다.

김영웅은 이날 삼성이 1-5로 뒤진 6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전병우의 타석 때 대타로 투입됐다. 삼성 벤치는 김영웅의 장타력에 기대를 걸고 승부수를 던졌다.

김영웅은 SSG 베테랑 우완 서진용과 승부를 펼쳤다. 투 볼 원 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다. 서진용의 4구째 127km짜리 포크볼을 공략했다.

김영웅은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몰린 서진용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짜리 타구를 날려 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시즌 26호 홈런을 자신의 커리어 첫 만루 홈런으로 장식했다. 



김영웅이 1군 공식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기록한 건 지난 2022년 프로 입단 후 처음이다. 대타로 출전해 홈런을 기록한 것도 경험이 없었다. 데뷔 첫 그랜드 슬램을 극적인 순간 맛봤다.

김영웅은 이날 경기 전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지만 2군에서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당차게 말했던 이유를 증명해 보였다. 

김영웅은 지난달 29일 우측 어깨 극하근 염증에 의한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024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0.257(428타수 110안타) 25홈런 72타점 OPS 0.805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던 상황에서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김영웅은 원치 않았던 휴식기를 회복과 보완으로 채웠다. 부상 전 자신이 느꼈던 부족했던 부분들을 차분하게 되짚어 봤고 타석에서 여유를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



김영웅은 "2군에 있으면서 타격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변화를 줬는데 괜찮았다"며 "나만의 존에 들어오는 공이 아니라면 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뭔가 조금 잡힌 감이 잡힌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내가 상대 투수들의 (유인구에) 속은 부분은 연구도 했다. 내가 잘 안 됐던 점들은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잘 치고 싶어도 칠 수 없는 공도 있다는 걸 느꼈다"고 자신의 변화를 전했다.

김영웅의 소속팀 삼성은 16일 현재 시즌 75승 59패 2무로 정규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후반기 잔여 8경기에서 급격한 부진만 겪지 않는다면 플레이오프 직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영웅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 기회를 얻었다.

김영웅은 "김지찬 형에게 포스트시즌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있다. 지찬이 형 말로는 딱 3회까지만 긴장되고 4회부터는 괜찮아 진다고 들었다"며 "라팍 만원 관중 앞에서 가을야구를 한다면 가슴 벅찰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