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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희, 제명에서 '자격정지 7년' 징계 경감…서울시체육회 확정

기사입력 2024.09.04 19:21 / 기사수정 2024.09.04 19:4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에 대한 체육계 차원의 징계가 '자격정지 7년'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와 관련해 남현희 측은 불복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향후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더 심각한 사안들과 비교해 징계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4일 서울시체육회에 따르면 최근 체육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가 남현희의 징계 수위를 자격정지 7년으로 결정했다. 앞서 남현희는 지난 6월 서울시펜싱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제명'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상급기관인 서울시체육회에 올라가면서 수위가 낮아졌다.

앞서 서울시펜싱협회는 지난 6월18일 제3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남현희를 제명했다. 당시 서울시펜싱협회 관계자는 "남현희펜싱아카데미의 남현희 대표에 대해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제명은 연맹 징계 중 최고 수준"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남현희는 징계 7일 이내 재심을 신청할 수 있었는데 이를 진행했다.

이에 서울시체육회가 스포츠공정위를 진행한 것이다. 서울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는 남씨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체육인 품위를 훼손했다고 판단, 이같은 징계를 확정한 걸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남현희는 2031년 8월까지 지도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 서울시체육회 측은 스포츠공정위원회가 남씨에 대한 자료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고 알렸다.

앞서 지난 3월 스포츠윤리센터는 남현희가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 수강생들의 인권이 침해되는 상황을 인지하고도 신고하지 않는 등 지도자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봐 징계 요구를 의결했다.

남현희는 서울 강남구에서 펜싱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도자 A씨가 미성년자 수강생 2명에게 수개월 동안 성추행 등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피해자 측 고소가 지난해 7월 경찰에 접수됐다.

국민체육진흥법과 문화체육관광부령인 진흥법 시행규칙상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 소속 지도자와 사설 학원의 운영자는 인권 침해·비리나 의심 정황을 인지했다면 스포츠윤리센터나 수사기관에 즉시 알려야 한다.



A씨는 고소가 이뤄지고 나서 수일 후 원내에서 성폭력 의혹이 공론화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가 진행되지 못한 가운데 지난해 10월 피해자 측의 요청으로 스포츠윤리센터가 진상 파악에 나섰고, 남씨가 A씨 관련 정황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려 일련의 징계 절차가 시작됐다.

남현희에 대한 징계가 겸강된 뒤 피해자 측은 적지 않게 반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측은 4일 채널A를 통해 "자격정지 7년이 현실적인 제재력이 있느냐. 아쉬운 결과"라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남현희 측 변호인은 징계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우선 "펜싱협회가 '중대한 사회적, 경제적 폐해가 야기된 경우'라고 이유를 밝혔는데 전청조에게 속아서 이용 당한 것이 경찰의 불기소 결정을 통해 확인됐음에도 이를 모두 남현희 감독의 잘못으로 봤다. 훨씬 더 심각한 다른 사안들과 비교해 볼 때 이번 징계 수위의 과도함이 확인된다.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이런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어 "물론 전청조 사태로 체육계에 소란이 벌어지도록 한 부분은 매우 안타깝다. 조금만 더 조심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끝없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동료 스포츠인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이번 의결은 소송이 아니었으므로 객관적이며 공정한 판단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본다. 곧 소송 절차를 통해 철저하게 다툴 예정"이라고 했다.

남현희는 한국 여자 펜싱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거머쥔 레전드급 선수였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 이탈리아의 세계 최강자 발렌티나 베잘리와 접전 끝에 5-6으로 패해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당시 4강에 남현희 말고는 모두 이탈리아 선수들이었다는 점은 고려하면 빼어난 실력으로 세계의 벽을 두드렸다고 할 수 있다. 이어 2012 런던 올림픽에선 여자 플뢰레 단체전 3~4위전에서 한국이 프랑스를 45-32로 따돌리고 동메달을 거머쥘 때 핵심 역할을 했다.

아시안게임에선 여자 플뢰레 개인전 2연패(2006, 2010년), 여자 플뢰레 단체전 4연패(2002, 2006, 2010, 2014년)를 일궈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개인과 단체 합쳐 금메달 하나와 동메달 5개를 수확했다. 

남현희는 2016 리우 올림픽 이후 은퇴하고 펜싱 아카데미 등을 차려 활발하게 활동했다. 대한체육회 이사직을 맡기도 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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