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진한 포옹 "이건 네 골이야"...손흥민, 골 넣고 동료까지 챙겼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은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이 미키 판더펜이 전부 만들어준 골이었다고 말했다.

토트넘 홋스퍼의 수비 진영부터 공을 몰고 50여m를 질주한 뒤 패스를 넘긴 건 판더펜이지, 자신은 그저 기회가 왔을 때 마무리를 한 게 전부였다는 말이었다.

손흥민과 판더펜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2라운드 홈 개막전에 나란히 선발 출전해 후반 32분경 토트넘의 네 번째 골을 합작했다.

이미 토트넘이 3-0으로 리드하면서 승기를 가져온 시간대였다. 하지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공겨을 요구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3-0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에버턴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러다 후반 32분 기회가 찾아왔다. 토트넘에 역습 찬스가 온 것이다.



토트넘 수비 진영에서 공을 끊어낸 판더펜이 공격수들에게 공을 넘기는 대신 직접 공을 몰고 먼 거리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판더펜의 질주는 멈출 줄 몰랐다. 판더펜은 에버턴 페널티지역에 도착해서야 왼쪽에서 뒤따라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공을 넘겼다.

슈팅 각도가 넓지 않았지만, 프리미어리그 내 최고 수준의 마무리 능력을 갖고 있는 손흥민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정교한 왼발 슛으로 앞서 전반 25분경 강도 높은 압박으로 실수를 유발해 당황하게 했던 조던 픽퍼드를 다시 한번 뚫어냈다.

공격 재능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 판더펜의 스피드를 활용한 질주, 그리고 토트넘 내에서 누구보다 마무리 능력이 좋은 손흥민의 결정력이 합쳐져 만든 득점이었다. 흔치 않게 센터백과 공격수가 필드골을 합작한 장면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의 공을 판더펜에게 돌렸다.

경기 후 토트넘 공식 방송인 '스퍼스 플레이'와 인터뷰를 진행한 손흥민은 "미키에게 '이건 네 골이야'라고 말했다. 판더펜이 드리블을 하며 올라올 때 나도 그의 옆에서 뛰고 있었다. 그를 보고 '만약 지금 나에게 패스하면 난 널 죽여버릴 거야'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상대 골문까지 거리가 너무 멀었고, 판더펜 앞에 공간이 많았기 때문이다"라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손흥민은 이어 "머릿속에서 '계속 몰고 올라가!'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로 판더펜이 공을 치고 올라갔다. 그리고 그는 미드필더처럼 나에게 완벽한 패스를 보냈다. 내가 골을 넣은 뒤 팬들이 판더펜의 응원가를 부르더라"라며 판더펜의 선택을 칭찬했다.

계속해서 손흥민은 "골을 넣어서 정말 기뻤다. 득점은 언제나 기쁜 일"이라며 "판더펜이 열심히 공을 갖고 뛰었고, 이렇게 패스를 해줬기 때문에 이 골은 판더펜의 골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환상적인 수비수가 내 뒤에 있다는 점에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는 말로 판더펜을 치켜세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두 선수의 합작골을 두고 기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판더펜은 특별한 선수다. 작년에 우리가 그 수비라인을 가동했을 때 우리는 매력적인 팀이었다. 그들이 최고의 모습을 유지할 때 그들은 정말 뛰어난 선수들"이라며 토트넘 수비진을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그들을 계속 출전시킬 수 없다는 걸 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 판더펜, 데스티니 우도기는 현재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A매치 휴식기를 잘 보낸다면 선수 로테이션을 조금씩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