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 진짜 X물? "수영 후 병났다"…벨기에 트라이애슬론, 혼성 계주 경기 직전 '기권'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개막 전부터 논란이 됐던 파리 센강의 수질이 2024 파리 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인 시점에서도 여전히 말썽이다. 벨기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혼성 계주 대표팀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돌연 기권을 선언했다.

AP통신,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올림픽위원회(COIB)는 5일(한국시간) '트라이애슬론 혼성 계주 대표팀 일원인 클레어 미셸이 불행히도 병이 나 기권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셸은 지난달 31일 트라이애슬론 여자부 개인전에 참가한 바 있다.

트라이애슬론 올림픽 개인전 코스는 수영 1.5km, 사이클 40km, 달리기 10km로 진행됐고, 5일로 예정된 혼성 계주 수영 경기 역시 센강에서 열린다. COIB는 미셸의 정확한 몸 상태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외신은 센강 수질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COIB는 "향후 올림픽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위한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훈련 및 경기일 수와 대회 형태는 사전에 명확해야 하며 선수들과 수행원, 서포터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과관계를 확정할 순 없으나 스위스 트라이애슬론팀에서도 환자가 나왔다. 전날 스위스 관계자들은 자국 트라이애슬론 대표인 아드리앵 브리포드가 지난달 31일 남자부 개인전을 치른 뒤 위염에 걸렸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들은 브리포드의 몸 상태가 센강 수영과 관련이 있는지는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고, 브리포드를 제외한 스위스 대표팀 다른 선수들은 아무도 복통 문제를 호소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트라이애슬론 혼성계주팀은 브리포드를 대신하기 위해 발탁된 다른 선수도 센강 수영과 무관한 위장염으로 추가 기권했으나, 5일 경기에는 계획대로 참여할 예정이다.



센강의 수질 문제는 대회 전부터 지적됐고, 우려 속에 경기를 진행하고 있으나 선수들의 호소에 '터질 것이 터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에는 센강의 오염 수준으로 트라이애슬론의 첫 번째 훈련이 취소되기도 했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24'는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세계트라이애슬론협회의 성명에 따르면 수질 테스트를 거친 후 수영 훈련을 취소하기로 공동으로 결정했다"며 "센강은 7월 중순부터 실시된 테스트에서 수영하는데 충분히 깨끗하다고 선언됐지만, 물이 경기에 적합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세계트라이애슬론협회는 성명을 통해 "선수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어제 센강에서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수질 수준은 훈련을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주최 측은 최근 며칠간 비가 내렸기 때문에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시작되는 7월 30일 전에 수질이 충분히 개선될 거라고 확신한다"라며 경기 전까지 수질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게 주최 측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센강은 산업화에 따른 수질 오염으로 1923년부터 수영이 금지됐다. 100년 넘게 수영이 금지될 정도로 오염된 센강에서 올림픽 수영 종목을 열기 위해 프랑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수질 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프랑스는 센강 수영을 위해 2015년부터 하수 처리 시설을 현대화 하는 등 무려 수절 정화를 위해 무려 15억 유로(약 2조2583억원)가 넘는 예산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해도 문제가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대회 개막을 앞두고 지난 17일 파리 시장 안 이달고는 파리올림픽 조직이원장 토니 에스탕게 등과 함께 센강에서 수영을 하기까지 했다.

당시 잠수복과 수경을 착용한 채 센강에서 약 5분간 수영한 이달고 시장은 "우리는 지난 수년간 이 순간을 꿈꿔왔다"라며 "센강을 정화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그 결과 수질은 아주 좋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