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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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KFA 회장, 4선 의지 노골적으로 드러냈다?…HDC 공식스폰서 체결 의미는

기사입력 2024.05.23 10:45 / 기사수정 2024.05.23 10:51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안팎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연말 회장 4선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자신이 총수로 있는 기업을 대한축구협회 공식 파트너(스폰서)로 들인 것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HDC와 HDC현대산업개발과 공식 파트너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발표했다.

HDC는 정 회장이 총수를 맡고 있는 HDC그룹의 지주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HDC그룹의 핵심 사업사다. 대한축구협회와 HDC, HDC현대산업이 맺은 공식 파트너 계약기간은 오는 6월 1일부터 2028년 5월 31일까지 4년간이다. 

KFA는 "이로써 대한축구협회 공식 파트너는 기존 나이키, 하나은행, 현대자동차 등 11개 기업에서 12개로 늘어났다"고 알렸다. 향후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식 파트너 기업이 갖는 각종 권리를 갖는다. 대한축구협회 주최 각급 대표팀 경기 때마다 A보드 광고와 전광판 광고, 프로모션 활동 등을 할 수 있으며, 축구대표팀을 활용한 기업 홍보도 할 수 있다.

정경구 HDC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축구의 성장과 성공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축구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과 더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정배 대한축구협회 상근부회장은 "협회 12번째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주신 것에 감사한다"며 "파트너들과 함께 축구가 함께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KFA가 건설 분야 기업을 공식 파트너로 들인 것 자체는 반길만 하다. KFA 수익성 개선을 통한 한국 축구 발전이라는 대의에도 맞다.

그러나 이번 계약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도 힘들다. 최근 한국 축구의 연이은 참패, KFA의 계속되는 실정 속에서 정몽규 회장 퇴진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 회장이 자신이 총수인 기업의 돈을 KFA에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연말 회장 선거에서의 4선 욕심 및 경선이 이뤄질 경우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지난 1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 발표에 따르면 정 회장은 HDC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돼 있다. 공정위는 자산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을 매년 발표하고 그룹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뒤, 동일인의 사익 편취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종 규제를 적용한다. HDC그룹을 움직이는 사람으로 정 회장을 계속 지정했고 올해도 지정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식 파트너로 들어온 것은 정 회장이 컨트롤할 수 있는 기업의 돈을 KFA에 들여 정 회장의 KFA 내 영향력을 유지하고, 아울러 연말 선거에도 간접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 마디로 '내돈내산'이 아니라 '내회삿돈내산'인 셈이다. 물론 정 회장의 핵심 사업으로, 충남 천안에 짓고 있는 와중에 건설비가 불어난 대규모 토목공사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비용이나 아직 선임하지 못해 끙끙 앓고 있는 외국인 사령탑 계약 비용 등에 HDC가 지불하는 돈이 큰 보탬이 될 수 있지만 정 회장이 4선 도전하는 의지를 내비치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공식 스폰서 체결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다.



재정이 열악한 아마추어 스포츠 종목 단체라면 회장 혹은 회장사의 기부금이라는 면에서 박수받을 수 있지만 연간 2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쓰고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한 KFA는 다른 기업을 유치해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게 맞다.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국민적 이미지도 좋지 않다.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이 아는 것처럼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22년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 또 이에 앞서 2021년 6월9일 일어난 광주 학동 재개발지역 붕괴 사고 역시 해당 지역 사업을 수주한 곳이 HDC현대산업개발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얼마나 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해당 기업 A매치 광고판이 등장하는 게 축구판에 과연 플러스 요인일까도 고려해 봐야 한다.

아울러 HDC그룹은 최근 하강 곡선을 걷고 있다. 이달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HDC그룹은 총자산 16조9600억원을 기록, 지난해 재계 29위에서 올해는 31위로 내려왔다. 대한민국 최고 스포츠 단체를 이끄는 수장의 기업이 정작 재계에선 3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하고 순위표 '저 밑으로' 내려갔다. '현대가'라고 하지만 실제론 대기업 중에서도 중위권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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