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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질 거라는 느낌 받았다"...'바람의 손자' 향한 샌프란시스코의 믿음엔 변함이 없다

기사입력 2024.05.20 13:46 / 기사수정 2024.05.20 13:46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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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다 소화하지 못하게 됐지만, 이정후를 향한 샌프란시스코의 믿음은 여전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지난 18일(한국시간) 이정후의 수술 및 시즌아웃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이정후가 로스엔젤레스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난 뒤 어깨 수술을 권유받았다"며 "이정후는 왼쪽 어깨 관절 와순 봉합 수술을 받을 예정으로, 남은 시즌 동안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을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 부문 사장은 "이정후는 2~3주 안에 수술받을 예정이며 6개월 동안 재활 과정을 거쳐 돌아올 것이다. 올 시즌에는 뛰기 어렵겠지만 의료진은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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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수비 도중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2사 만루에서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홈런성 타구를 위해 점프했는데, 펜스에 충돌한 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구단 트레이너가 곧바로 이정후에게 달려가 상태를 체크했고,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할 수 없었던 이정후는 타일러 피츠제럴드와 교체됐다. 경기 후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의 어깨를 '분리된(separated)' 것으로 설명했으나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어깨 탈구(Dislocated Shoulder) 부상이라고 표현하면서 우려가 더 커졌다.

결국 이정후는 구조적인 손상을 발견했고, 좀 더 정확하게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세계적인 스포츠 분야 수술 전문 의사인 엘라트라체 박사를 찾아갔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어깨, 팔꿈치 수술을 집도한 의사로 잘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수술을 맡겼으며, 지난해에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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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145타수 38안타 타율 0.262 2홈런 8타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41을 기록했다. 지난 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부터 6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5월 성적만 놓고 보면 37타수 10안타 타율 0.270 1타점으로 준수했다.

이정후에게 거액을 투자했던 샌프란시스코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지만, 구단 안팎에선 이정후의 빅리그 도전을 '실패'라고 단언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시즌 초반 보여준 경기력을 통해 희망을 봤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의 부상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그는 올 시즌에 정말 잘해냈다고 느꼈다. 좋은 모습을 많이 봤고, 또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느꼈다. 공격적으로, 또 수비적으로 점점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구단은 이정후의 완전한 호복을 기대하며, 그가 열심히 훈련한 뒤 2025시즌에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는 걸 믿는다. (한편으로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프링 트레이닝 첫날부터 단 한 번도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빅리그 데뷔 전이었던) 이정후는 이미 훌륭한 빅리거나 다름이 없었다. 다른 리그에서 온 선수라면 아무리 올스타라고 해도 빅리그에 오자마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정후는 내가 봤던 다른 어떤 좋은 선수들보다도 앞서 있었다.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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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서도 빅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는 타석에서 편안하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으며, 외야 수비에선 공격적인 스타일로 빅리그 적응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 팀원들은 이정후가 수비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좋아했다. 이정후가 빅리그 데뷔 이후 첫 6주 동안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엔 부족했지만, 자신이 가진 것 그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정후의 부상 공백을 떠안게 된 샌프란시스코는 16일 LA 다저스전 4-1 승리를 시작으로 18~2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3연전 스윕으로 4연승을 달렸다. 시즌 성적은 23승25패(0.479)가 되면서 5할 승률에 가까워졌다.

20일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조던 힉스는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타선에선 헤일럿 라모스가 홈런포를 가동했고,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나란히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다.

사진=A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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