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지난 11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번리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미키 판더펜의 결승골이 터지자 함께 모여 자축하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15일 맨시티와 홈 경기를 벌인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 홋스퍼 팬들이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경기에서 토트넘이 아닌 맨시티를 응원하는 모습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북런던 라이벌인 아스널의 우승이 패배보다 싫다는 것이다.
토트넘은 오는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위 맨시티와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순연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으로서는 맨시티와의 경기도 중요하지만 14일 펼쳐지는 애스턴 빌라와 리버풀의 경기가 더 중요하다.
4위 빌라는 14일 홈에서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를 치른다. 빌라가 리버풀을 잡는다면 빌라는 리그 마지막 경기와 상관없이 리그 4위를 확정한다. 5위 토트넘은 맨시티를 이겨도 4위가 될 가능성이 사라진다.
토트넘으로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14일 펼쳐진다면 토트넘 팬들은 토트넘이 아닌 맨시티를 응원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은 5위가 유력하기에 승패가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맨시티는 우승 경쟁을 위해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2위 맨시티가 토트넘에 패한다면 1위 아스널은 다음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 연합뉴스
아스널이 13일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이긴 뒤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으로 아스널 팬들은 토트넘을 응원하는 처지가 됐다. 토트넘이 맨시티를 잡지 못한다면 우승 확률이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이다. 맨시티는 토트넘과의 경기 이후 마지막 경기를 홈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치르는데 웨스트햄은 요즘 분위기가 좋지 않아 맨시티의 승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스널의 공격수인 카이 하베르츠도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이날만큼은 토트넘의 열렬한 팬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럴 것이다"며 토트넘이 맨시티를 잡아주기를 바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이자 아스널 출신인 폴 머슨도 이에 거들었다. 그는 "모든 아스널 팬은 토트넘이 승리하기 위해 빌라를 필요로 한다"며 "빌라가 (리버풀을 상대로) 결과를 얻으면 (토트넘이 맨시티를 상대로 결과를 얻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들은 아스널이 리그에서 우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맨시티가 득점하면 토트넘 팬들이 환호하는 단계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친정팀인 아스널의 우승을 바라며 토트넘이 맨시티를 이긴다면 몸에 문신을 새길 것이라고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아스널 팬들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있다. 토트넘은 2019년 토트넘 홋스퍼 개장 이후 리그에서 맨시티를 만나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지난 1월 잉글랜드 FA컵에서는 맨시티가 토트넘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으나 리그는 아니었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리그에서는 이긴 적이 없다며 토트넘과의 경기가 사실상 결승전이라고 말했다.
토트넘 홋스퍼가 지난 11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번리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미키 판더펜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토트넘은 오는 15일 맨시티와 홈 경기를 벌인다. 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가 지난 11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번리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미키 판더펜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토트넘은 오는 15일 맨시티와 홈 경기를 벌인다. 연합뉴스
토트넘의 승리를 위해서는 주장 손흥민이 나서야 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 이전 4시즌 동안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항상 득점을 신고했다. 지난 12월 맨시티의 홈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맞대결에서도 손흥민은 득점하며 3-3 무승부를 이끌었다.
아스널과 토트넘의 운명은 리버풀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위 리버풀은 우승 가능성이 사라져 동기부여가 떨어졌다. 위르겐 클롭 감독의 마지막 2경기가 남았다는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리버풀이 빌라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토트넘도 맨시티를 반드시 잡아야 하고 아스널도 20년 만에 리그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