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이번 패배의 타깃도 김민재다. 김민재가 실점에 직접 연관되지 않았지만 그가 들어오자마자 두 골을 내줬다며 호러쇼를 만들었다고 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3-2024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차전 2-2로 비긴 뮌헨은 합계 스코어 3-4로 4강에서 탈락하며 이번 시즌 무관으로 끝이 났다. 뮌헨은 2011-12시즌 이후 12년 만에 트로피를 하나도 들어올리지 못하게 됐다.
김민재는 후반 31분 레로이 자네와 교체 출전해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골대를 강타하는 등 활약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걷어내기 1회, 가로채기 1회, 패스 성공률 80%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체의 평가는 가혹했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경기 후 김민재의 평점을 10점 만점에 2점만 줬다. 매체는 "그가 들어오자마자 두 골을 내줬다. 또 한 번의 호러쇼"라며 김민재에게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이는 평점을 받지 못한 레알의 수비수 에데르 밀리탕을 제외하고 양 팀 합쳐 최저 평점이었다.
공교롭게도 뮌헨은 김민재가 투입되기 전 1-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김민재가 투입되고 2실점 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김민재의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레알은 후반 43분과 후반 추가시간 1분 교체 투입된 호셀루의 멀티골로 승리했다. 첫 번째 득점은 뮌헨의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의 실수였다. 5차례 선방을 기록하며 경기 내내 활약한 노이어는 후반 43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중거리 슈팅을 잡으려다 놓쳤고 호셀루가 이를 밀어 넣으면서 동점골을 만들었다.
역전골은 레알의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레알의 코너킥을 뮌헨의 수비진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나초 페르난데스가 안토니오 뤼디거에게 패스를 내줬다. 뤼디거는 골문으로 쇄도하는 호셀루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호셀루가 발만 갖다 대며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득점을 기록했다. 처음에는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으나 VAR(비디오 판독)을 통해 득점 인정되며 경기의 추가 레알쪽으로 기울었다.
교체로 출전해 마테이스 더 리흐트, 에릭 다이어와 스리백을 이룬 김민재가 아예 연관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지난 1차전처럼 김민재 때문에 팀이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첫 번째 실점은 노이어의 실수였고 호셀루를 직접적으로 수비한 것은 오히려 다이어였다. 두 번째 실점은 뮌헨 수비진 전체의 실수나 다름없다. 뮌헨의 수비진이 뤼디거와 호셀루를 제대로 막지 못하며 실점했다.
김민재는 지난 레알과의 준결승 1차전 경기에서는 최악의 날을 보냈다. 두 실점 모두 직접 관여되며 패배의 빌미가 됐다.
그는 전반 24분 상대 공격수인 비니시우스를 막기 위해 공간을 비우고 그를 따라 앞으로 나갔고 레알의 미드필더인 토니 크로스가 그 공간을 놓치지 않고 패스를 찔러줬다. 비니시우스가 패스를 받아 가볍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넣었다. 김민재는 후반 38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호드리구를 막는 과정에서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비니시우스가 이를 성공시키며 경기는 2-2로 마무리됐다.
1차전 김민재의 활약은 분명 아쉬웠으나 이번 경기 그의 활약은 준수했다.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으나 노이어와 뮌헨 수비진의 집중력이 부족한 탓이었고 김민재가 뛰어난 수비수라고 해도 모든 상황을 본인이 제어하기는 어렵다. 김민재가 투입된 뒤 뮌헨이 실점한 것은 김민재의 잘못보다는 불운에 가깝다.
이번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 희비가 교차한 김민재는 리그 두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전반기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뢰 속에서 확고한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후반기 토트넘에서 벤치만 지키던 다이어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출전 기회가 주어진 리그 경기와 레알과의 준결승 1차전에서도 실점과 연관되며 그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후 김민재는 기량을 끌어 올리며 제 모습을 찾았다. 리그 두 경기만 남았지만 김민재는 좋은 모습으로 자신의 기량을 회복해야 한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마스 투헬 감독이 떠나고 새로운 감독이 오기에 다음 시즌 주전 경쟁을 위해서라도 남은 경기 활약이 필요한 김민재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